[뉴스핌=김사헌 기자] 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강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3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추가 긴축 필요를 둘러싼 전망을 놓고 논쟁이 다시 촉발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과 비교해 6.4% 상승했다고 지난 9일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6.3% 상승 전망보다 강한 것이다. 월간으로는 0.3% 상승률을 기록했다.
6월 돈육 가격이 무려 57%나 급등하면서 전체 CPI를 1.4%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적인 공급 위축까지 겹치면서 계란 가격은 23% 뛰어올랐다. 이들 가격 상승으로 6월 중국 식료품 가격은 14.4%나 올랐다.
최근 글로벌 상품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이전까지 원자재 물가 상승 압력이 확산된 것으로 드러나 우려된다. 6월에 중국 비식품 물가 상승률은 3%에 도달, 2002년 집계 이래 최고 상승세를 기록했다.
6월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7.1%로 역시 지난 5월의 6.8%나 전문가 예상치 6.9%를 훌쩍 넘어섰다. 월간 상승률은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이 같은 강력한 물가 압력에도 불구하고 다수 경제 전문가들은 조만간 헤드라인 물가가 낮아지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은행이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꾸준히 금리인상에 나서고 있고 또한 유동성 억제 정책도 구사하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미국 등 선진국 경기가 빠른 속도로 둔화되고 있고 국제 유가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이번 물가지표 발표 3일 전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런민은행(PBoC)이 연말까지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은 다소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1차례 추가 금리인상이면 충분할 것이란 전망에 동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은 9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중국의 긴축정책 주기가 언제쯤 종료될 것인지 주목해왔다.
중국은 아직도 물가를 감안한 금리가 마이너스여서 은행 저축보다는 부동산이나 여타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흘러들고 있고, 최근 중국 경기가 완만해지기는 해도 그 폭이 작기 때문에 긴축을 중단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에 힘이 실린다.
하지만 중국 정책당국은 선진국 경제의 빠른 둔화 양상 속에 강한 경제 성장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물가가 통제권을 벗어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야 하는 어려운 입장에 서있다. 물론 5월 초부터 국제 유가가 약 17% 가량 하락한 것은 다소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미국 6월 비농업부문 신규일자리 수가 1만 8000개 증가하는데 그치면서 충격을 준 것도 런민은행의 긴축 행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판단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당분간 금리인상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중국이 꾸준히 금리를 올리는 것은 투기자금(핫머니) 유입 압력을 더 높이고 이것이 다시 위험자산 시장을 부양하면서 물가 압력을 높이는 악순환을 발생시킬 수 있어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씨티그룹의 베이징 지사 소속 분석가들은 "이번 CPI가 중국 물가 압력의 고점이 될 것이며, 추가 금리인상의 동인은 매우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중국 이코노미스트 역시 "앞으로 헤드라인 물가 압력이 낮아지고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올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매우 적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근 돈육 가격 폭등세가 농가의 돼지 부족 사태로 인해 금방 완화될 수 없다는 점에서 부담이고, 또한 물가 압력의 지속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추가 금리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베이징의 리서치기관인 CEBM의 분석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4/4분기에 한 차레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물가 압력이 내년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