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의영 기자] 증시 '큰 손', '급락장의 구원투수'로 불리는 연기금이 그 진가를 다시 한번 발휘했다.
이달 들어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지면서 국내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한 가운데 연기금은 꾸준히 매수세를 보였다. 급락장 때 낙폭이 컸던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선 모습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연기금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2거래일을 제외하고 연일 주식을 사들였다. 순매수액은 2조5500억원으로 개인(2조1751억원)과 외국인(-4조8919억원)을 제치고 가장 많은 주식을 순매수했다.
특히 미국 더블딥(이중 침체) 우려가 불거지며 폭락 장세를 연출한 이달 초에 대거 순매수에 나섰으며, 이후에도 규모는 크지 않지만 꾸준히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 연기금이 주로 사들인 종목은 주로 최근 주가 하락폭이 컸던 낙폭 과대주가 많다. 그 중에서도 수출주 중심의 경기 민감주를 집중적으로 장바구니에 담았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기아차로 총 1398억원어치 사들였다. 그 뒤로 POSCO(1371억원), SK텔레콤(1308억원), 현대모비스(1247억원), 삼성전자(1156억원), 현대중공업(1019억원), LG화학(1013억원)이 이름을 올렸다.
삼성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연기금은 약세장 때 저가 매수에 나서는 매매 형태를 선호한다"며 "쌀 때 많이 담았다가 주가가 올라갈 때 덜어내는 게 연기금의 전형적인 매매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곽 연구원은 "단기간에 위험 요인이 부각돼 주가가 하락했을 때 기본적으로 업종 대표주를 골고루 사는 경향이 있다"며 "8월에는 경기 민감주를 많이 담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 기간 동안 연기금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LG로, 총 542억원어치 내던졌다. LG전자(417억원)와 KB금융(388억원), LG디스플레이(358억원), 삼성정밀화학(34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연기금의 매수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매수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시장 조정이 이어질 경우 연기금은 매수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매수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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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황의영 기자 (ape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