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최근 일본 노무라증권 창구를 통한 국내 주식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증권가에선 이들 자금출처와 성격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기존 매도방향을 잡았던 자금들이 숏커버링 형태로 들어온다는 얘기부터 최근 선임된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총리의 엔저정책을 예상하고 일본계 자금이 홍콩을 경유해 한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관측 등 증권가 설(說)이 분분했다.
하지만 전일 1조원 넘게 순매수한 외국인 자금의 상당수는 중동 아시아계인 아랍에미레이트의 국부펀드와 네덜란드의 특정펀드인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금융당국 주요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전화통화에서 "전일 국내주식을 대거 매수한 외국인은 아랍에미레이트와 네덜란드 등이며 중국과 영국 독일은 소폭 순매수에 그쳤다"며 "일본의 경우 오히려 54억원이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레이트의 경우 국부펀드를 통해 5000억원 가량이, 네덜란드는 특정펀드를 통해 1700억원이 유입됐다는 설명이다.
전일 국내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한 1조 926억원 중 70% 가까이 금액이 아랍에미레이트와 네덜란드 자금이었던 셈이다.
전일 주식시장에선 노무라증권이 오전중에만 5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는 이례적인 행보에 투자자들 궁금증이 커졌었다.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신한지주, KB금융 등 코스피 시총상위사들의 매수 1위 창구가 노무라증권으로 나타났고 이 외에 현대모비스, 현대중공업, LG화학 등도 노무라증권 창구는 매수 2위로 집계되는 등 노무라가 국내주식을 쓸어담았던 것.
전일에 이어 금일 시작 후에도 노무라증권 등 외국계증권을 통한 매수 주문은 쇄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요 5개 매수창구 중 3개사가 노무라, 모건스탠리, CS증권 등이며 포스코, 기아차, 신한지주, 삼성생명 등 대형주 중심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는 상황.
이에 대해 투자자문사 한 CEO는 "시장패닉 상황이 점차 진정되며 안정을 찾아가는 것으로 판단하고 롱펀드가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비차익매수가 많이 들어왔다는 것은 헤지나 자산배분전략이 아닌 네이키드로 순수하게 주식을 산다는 의미로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해석된다"고 풀이했다.
물론 전일은 아니었지만 향후 일본계 자금유입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들도 있다. 최근 선임된 일본 노다 총리가 향후 엔저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신승용 알바트로스투자자문 리서치대표는 "재무성장관 시절 엔저정책을 펴왔던 노다총리가 일본의 신임총리로 선임되면서 현재의 엔고현상이 엔저로 바뀔 것이란 전망이 높다"며 "이럴 경우 여전히 불안한 미국과 유럽보다는 한국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물론 반대 견해도 만만찮다. 운용사 한 CEO는 "엔저가 되면 일본자산보단 다른 자산을 들고 있는게 낫기 때문에 자금유출이 시작되겠지만 달러대비 엔저라는 측면에서 달러자산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엔저가 되면 자동차, 화학, IT 등 한국의 주요 수출업체들이 피해를 입기 때문에 굳이 한국으로 들어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편 유가추이를 두고 외국인 자금유입의 지속성과 이를 통한 국내증시 우상향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이들도 있다.
홍호덕 컴퍼스투자자문 부사장은 "세계경기의 바로미터 중 하나가 유가인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미국과 유럽 등의 경기 잣대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130달러에서 33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며 위기를 예고했지만 이번 위기땐 증시폭락만 했을뿐 95달러 수준에서 82달러를 찍고 재반등하고 있다"며 "중국 인도 등 이머징국가들에 민감한 두바이유 역시 100달러 초반까지 내렸다 다시 110달러 수준까지 반등하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증시의 우상향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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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