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곽도흔 기자] 다음주 19일~20일 양일간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는 가운데 ‘복지정책’을 두고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과 박재완 장관의 설전이 예고되고 있다.
박 장관은 여당인 한나라당에 밀려 소신이었던 감세정책을 포기했지만 복지포퓰리즘에 대해서는 국감을 앞두고 정치권에 경고의 메시지를 여러 번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박재완 장관은 지난 15일 이코노미스트 컨퍼런스에 참석해 최근 정치권에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복지정책을 내놓는 것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제기하는 복지 프로그램은 지나치거나 어긋나는 게 많아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재완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은 국정감사를 정치권과 갈등없이 잘 마칠 수 있을까 |
당시 박 장관은 “‘포크배럴’에 맞서서 재정건전성을 복원하고 재정지출을 지속가능한 범위 내에서 관리하는 등 재정규율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포크배럴은 미국 의회정치의 구태를 비난하는 용어로 정책보조금을 얻으려고 모여드는 의원들이 마치 농장에서 농장주가 돼지고기통에 한 조각의 고기를 던져줄 때 모여드는 노예 같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이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무상복지 등 여야를 가리지 않고 복지지출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는 재정정책을 펴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박 장관은 지난 5월25일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된 후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도 야당의 공세에 MB노믹스의 핵심인 감세정책 기조 유지, 무상복지 반대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박 장관은 MB노믹스(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의 ‘마무리투수’로 기획재정부 장관에 취임 했고 현 정부에서 대통령 인수위 정부혁신 규제개혁 TF 팀장,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 국정기획수석비서관과 고용노동부 장관 등 요직을 거쳤다.
박 장관은 취임 100일(9일)을 앞둔 지난 8일 기자실을 찾아 하루 전날 MB노믹스의 핵심이었던 ‘감세정책’ 철회 결정을 내려서 그런지 표정이 밝지 않은 모습이었다.
정부는 7일 오후 2012년도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같은 날 오전 고위당정협의를 통해 법인세와 소득세 감세계획을 철회했다.
그러나 여전히 ‘감세론자’로서의 고집은 꺾지 않은 듯 “2013년 균형재정 달성 이후 원래 기조대로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대해서도 감세를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론과 소신을 중시하는 그의 태도는 학자로서의 경험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박 장관은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에 입문, 감사원과 재무부에서 사무관으로 근무했고 1996년 청와대 비서실 서기관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접고 성균관대 행정학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박 장관은 국감을 앞둔 지난 15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글로벌 재정위기 상황에서 한국경제에 대한 오해가 확대재생산 돼 부정적인 인식을 주지 않도록 행정부가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용만 보면 국감을 맞는 행정부의 자세를 당부한 듯 보이지만 정치권에도 국감에서 우리 경제에 대한 오해가 확대재생산 않도록 해달라는 경고의 뜻도 담겨 있는 모양새다.
감세정책 철회의 이유로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정부와 정치권의 갈등이라고 설명했던 박재완 장관이 국감을 어떻게 지혜롭게 해쳐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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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