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외쇼크 완충기 역할…한은 "절대 불가"
- 어 회장 “외화 조달 비용과 대외 충격 대비” 지원 주장
- 한은 “국민 동의 필요해 절대 다른 곳에 사용 불가”
[뉴스핌=김민정 기자] 잠잠해진 듯 했던 한국은행의 보유외환 활용 논란을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이 다시 지폈다. 그는 지난 21일 "외화 조달 비용과 대외 충격을 줄이기 위해 한은이 국내 은행에 외화를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호주의 사례와 같이 외환보유액을 활용함으로써 은행의 조달비용을 낮추고 단기 대외쇼크에 대한 완충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
한은의 외환보유액을 은행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문제는 지난달 초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을 상대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한편에서 서서 각을 세운바 있다. 정권 실세인 강 회장이 “위기 시 지원하면 어떻겠냐”고 먼저 이야기를 꺼내자 김 총재와 김 위원장 이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러자 강 회장은 “지금 당장 지원해달라는 게 아니다”라며 발언의 진의를 다시 설명하는 일까지 벌어졌었다. 산은 관계자는 “강 회장이 과거 IMF외환위기 시절 해외에서 외화를 직접 조달하며 뛰어봤기 때문에 은행들의 고충을 이해했기 때문에 이야기 한 것”이라고 했다.
은행들의 외화조달 구조는 외형상 안정적인 듯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불안 요인이 많다고 은행들 스스로도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경제연구소장은 “우리나라는 외화 펀딩을 해외 차입에 의존하고 있어 아직까지 외부 충격에 약한 구조”라며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해외진출을 늘려 직접 조달해야 하는 데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는 한은도 지적하고 있다. 한은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유럽의 국가채무위기가 심화돼 은행위기로 전이되면서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이 본격화될 경우 은행의 외환차입금도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한은의 보유 외환 활용에 대한 생각은 단호하다. 은행 지원은 안 된다는 것이다. 한은 외환담당 관계자는 22일 “(김중수)총재가 이야기 한 것에 더 보탤 것도 없다”라며 일각의 주장에 선을 분명하게 그었다.
김 총재는 지난 10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외환보유액을 빌리는 비용이 상업에서 빌리는 것보다 낮다고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외환보유액의 진정한 성격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또, 외환보유액은 국민 모두가 위기라고 동의하지 않는 한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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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thesaja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