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부채위기로 홍역을 치르는 유로존 국채 시장이 2012년 역시 수차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3, 4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 발행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할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고, EU 정책자들이 설득력 있는 해법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바클레이스 캐피탈에 따르면 내년 이탈리아의 국채 발행 물량이 2200억유로에 이를 전망이다. 대다수의 금융업계 애널리스트가 예상하는 스페인의 발행 물량은 850억~900억유로 규모다.
내년 유로존 전체 국채 발행 규모는 8000억유로(1조 400만달러)에 이른다는 것이 금융업계의 진단이다. 이는 올해 발행 총액인 8150억~8400억유로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긴축 재정에 따른 주변국 경제의 피로감이 내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조달 비용이 크게 상승했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더구나 내년 유로존 경제의 침체가 확실시되는 만큼 이에 따른 역풍도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웰스 파고의 피터 윌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유로존 국채 시장은 내년 역시 험난한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자들이 문제를 해결할 대책을 마련했다는 사실을 시장에 확신시키는 동시에 이를 실행에 옮길 강력한 의지를 함께 보여주지 않으면 시장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위기 해소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지 않을 경우 국채 투자 수요가 급랭할 가능성이 농후하고, 이에 따라 발행 비용이 상승하거나 목표액을 채우지 못하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애널리스트의 주장이다.
스피로 소버린 스트래티지의 니콜라스 스피로 매니징 디렉터는 “투자 심리가 개선되지 않으면 유로존 국채 시장은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주변국 국채 매입에 소극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내년 투자자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메르츠방크는 특히 프라이머리 마켓이 유통시장에서의 거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발행 시장을 중심으로 한 프라이머리 마켓에서의 입찰 및 발행 금리 결과에 유통시장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될 것이라는 얘기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