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5년만에 두배 성장… '인재경영' 주목
재계 주요 그룹의 후계자들이 뛰고 있다. 창업 오너 세대가 세상을 떠나며 그들의 2세, 3세, 4세로 이어지는 새로운 오너십의 등장이 눈길을 끈다. 오너 패밀리 간 사업을 승계 받고, 이를 분리하고 경쟁하면서 한국식 오너 경영문화가 개화중이다. 창업세대의 DNA를 물려받고 경영전면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는 후계자들. <뉴스핌>은 연중기획으로 이들 후계들의 '경영수업' 측면에서 성장과정과 경영 스타일, 비전과 포부 등을 짚어본다.<편집자주>
[뉴스핌=최영수 기자] 구본걸 회장은 재벌가의 3세보다는 패션업계의 검증된 CEO로 통한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로 모두가 힘들다고 아우성치는 불황속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오너가의 전문 경영인으로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지난 2006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했을 당시만 해도 LG패션의 매출은 6000억원대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조 2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달성했다. 근래 유례없는 불황 속에서도 5년만에 2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패션업계 검증된 CEO
또한 외형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내실도 탄탄하게 다졌다는 평가다. 2006년 이후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풍부한 현금성 자산과 건실한 부동산 자산도 강점으로 꼽힌다.
(단위:억원) (자료:LG패션) |
구 회장 자신도 재벌가의 ‘오너’보다는 CEO로 평가 받기를 원한다. 부모의 자산을 물려받은 대부분의 재벌가 자녀들이 안정적인 기업경영을 꿈꾸지만, 그런 수준에 머문다면 차라리 경영일선에서 떠나는 게 낫다는 게 구 회장의 생각이다.
실제로 그동안 재벌가의 자녀들이 경영수업 이후 CEO로 자리 잡는 과정을 보면,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낙제점을 받은 사례가 적지 않다.
지금도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지 못하고 있는 재벌가 자녀들의 시험적 사업운영으로 말들이 곳곳에서 나오는 걸 감안할때 구 회장이 능력과 성과는 분명 놓은 점수를 받을 만 하다는게 재계의 일반적인 평가이다.
LG家의 한 관계자는 “LG패션은 계열분리한 기업들 중 대표적인 성공사례”라면서 “구 회장은 가장 검증된 CEO 중의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사람만이 희망이다”
이처럼 구 회장이 CEO로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사람’을 각별히 중시하는 인재경영에서 비롯됐다.
구 회장이 경영을 맡은 이후 가장 먼저 추진했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이다. 직급별 또는 직무별로 직원들의 실무능력과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대폭 강화시켰다.
이는 직원들이 자기발전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기업의 미래는 없다는 생각에서다. 임직원의 10%가 1년 내내 교육을 받고 있어도 회사가 잘 운영될 만큼 교육자들의 공백이 없어야 한다는 게 구 회장의 생각이다.
구 회장이 이처럼 인재경영을 강조하는 것은 패션사업이 특유의 ‘인재중심형’사업이라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좋은 인재를 육성하고 확보하는 게 패션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셈이다.
LG패션 관계자는 “패션업계 인재사관학교로서 향후 패션산업을 이끌어갈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해 내는 게 구 회장의 목표”라고 전했다.
▲구본걸 LG패션 회장(오른쪽)과 미국 버튼 도나 카펜터 대표가 지난해 3월2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LG패션 본사에서 협약을 맺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구본걸 LG패션 회장 약력>
1957년 출생
1980년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1984년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와튼스쿨 MBA 졸업
1985년 Cooper & Lybrand 공인회계사
1990년 LG증권(현 우리투자증권) 회장실 재무팀
1995년 LG증권(이사)
1997년 LG 회장실 기업투자팀장(상무)
1998년 LG전자 미국지사
2003년 LG 구조조정본부 사업지원팀장(부사장)
2003년 LG산전(현 LS산전) 관리본부 본부장
2004년 LG상사 패션&어패럴부문 부문장
2006년 LG패션 대표이사 사장
2012년 LG패션 대표이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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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