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소송은 계속 지켜봐야 할 문제이지만 일단 더 이상은 여파가 확산되지 않을 걸로 보고 있습니다. 이제 비상체제 해제하고 기본 업무에 전념해야겠죠."
삼성과 CJ그룹 양 측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미국 하외이행 출장길을 기점으로 삼성가 상속분쟁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비상체제를 해제하는듯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이번 민사소송이 1조원 가까운 거액이 걸려 있다는 점과 국내 최대 재벌가의 흔치 않은 재산분쟁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그동안 두 그룹의 대외업무, 법무 등 일부 부서들은 주말도 반납한 채 비상체제를 가동했다.
12일 삼성과 CJ그룹등에 따르면 이 회장에게 소송을 제기한 형 이맹희씨(이재현 CJ 회장 부친)와 누나 이숙희씨(구자학 아워홈 회장 부인) 이외의 다른 삼성가 형제들은 현재 이렇다할 추가 소송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이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유지'라는 점을 분명하게 거론하면서 이 회장에게 지지를 보낸 상태이고,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도 소송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관측되지 않는다
때문에 이 회장이 최근 하와이행 출장길에 오른 것도 이번 소송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이 회장의 하와이행이 휴식을 겸한 경영구상 차원의 성격이 강하지만 이곳에 이미 큰 누나인 이인희 고문이 체류 중이고, 동생인 이명희 회장 역시 공교롭게 미국 출장 중이기 때문이다.
3남매가 만나 일련의 갈등 국면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가족 간 문제의 해법을 찾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겠냐는 관측은 이래서 나온다.
특히 이 회장이 실제 오누이들과 만남을 갖는다면 이는 이 회장 개인 차원에서 본격적인 문제해결에 나선 것으로도 읽히는 부분이다.
나아가 이맹희씨나 이숙희씨와도 직접적인 만남을 갖고 화해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직접 움직였다는 건 이번 소송이 빠른 해결을 볼 수도 있다는 신호탄이 아니겠냐"면서 "회사 경영에 더이상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뜻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삼성과 CJ 내부는 이 회장이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인 만큼 더 이상의 확전 양상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이번 소송 이슈를 주도했던 CJ는 지난 주말부터 비상체제를 끝내고 일상 업무로 돌아간 상태다.
CJ 관계자는 "소송은 진행되는 대로 지켜보면 될 것이고, 이재현 회장에 대한 미행사건은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니 어떻게든 결론이 나지 않겠냐"면서 "그룹 차원에서는 원래 소모적인 갈등 국면을 바라지 않았던 만큼 지난주부터 평시 업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동적인 입장을 취하며 방어에 전념했던 삼성그룹측도 파장은 예의주시하면서 일상업무에 전념중이다.
삼성그룹 대외업무 한 관계자는 "우리가 그동안 어떤 액션을 한 것이 있었느냐"면서 "CJ가 이번 문제와 관련해 또다른 카드를 들고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소송 문제에 관해서는 그룹이 끼어들지 않겠다는 뜻에 변함이 없고 평시대로 업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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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