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삼성전자가 10억달러규모의 글로벌 본드(해외채권) 발행설과 관련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면서 시장의 눈길을 잡고 있다.
국내외 금융시장과 관련업계의 관심은 높지만 회사 차원의 공식 코멘트는 하지 않겠다 게 지금까지 삼성전자의 입장이다.
19일 박천호 삼성전자 전사홍보담당 부장은 "이미 시중에 많은 관측들이 나와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확인해 주지도 않았고, 확인해 줄 수도 없는 사안"이라고 잘라 말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삼성전자가 국내외 주관사를 선정하고 10억달러(한화 약 1조1500억원) 규모의 글로벌본드 발행을 추진한다고 알려져 있다.
주관사로는 삼성증권을 포함해 골드만삭스, JP모건 등이 거론되고, 삼성전자 미국 법인(SEA)이 3월 중순, 늦어도 4월까지는 발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1998년 이후 14년만에 처음이고, 더구나 그동안 무차입 경영을 고수했던 만큼 재무운영 전반에 일련의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특히 자금조달이 어떤 용도로 쓰일지는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이다.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25조원의 시설투자 계획을 수립한 만큼 자금조달의 용도 역시 이 부분과 맥을 같이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중에 나도는 얘기로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반도체 공장 투자가 주요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동안 무차입 경영을 고수해왔던 삼성이 채권시장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재무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사실 삼성전자의 현금조달 능력은 업계 수성급이다. 더구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65조원, 영업이익 16조원을 달성하는 등 풍부한 자금력으로 견조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잘 나갈 때 곳간을 더 채우자'는 삼성의 이른바 리스크 경영이 이번 글로벌본드 발행 가능성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오는 대목이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시장의 예측처럼 글로벌본드 발행에 나선다면 이번에는 미국 법인이라고 하더라도 향후 본사 차원의 채권발행은 가시화될 수 있다"면서 "올해 투자를 늘려 잡았고, 신사업과 신제품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어 자금조달 측면의 채권발행 가능성은 크다"고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제4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력사업의 경쟁력 격차 확대, 차별적 신가치 창출, 미래 경쟁력 강화를 통한 매출 성장세와 견조한 영업이익 창출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상시 리스크 경영에 만전을 기해 투자, 비용 집행 등 자원운용를 시황에 연동해 탄력적으로 해나간다는 계획을 더불어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하면 글로벌본드 발행 추진이나 국내 채권시장 진입은 빠르게 물살을 탈 수도 있어 보인다. 본사 차원의 애매한 코멘트가 어떤 방향을 의미하는 것인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한편, 현대차도 4월 중 미국 법인을 통해 1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본드 발행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라 공격적인 미국시장 공략을 위한 자금조달 목적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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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