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성지건설과 범양건영 두 업체의 인수가 긍정적으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중견 건설사 M&A 시장도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해 M&A를 추진할 건설사 중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는 업체는 쌍용건설, 범양건영, 성원건설, 한국토지신탁 등이 있다. 업계와 금융권에서는 이들 건설사들의 M&A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건설경기가 여전히 침체일로에 있지만 단기적인 해결방안도 없는 것이 문제로 꼽힌다. 실제 지난 2008년 이후 건설사를 인수한 업체나 그룹사 치고 성공적인 결과를 보인 곳은 단 한 곳도 없으며, 대부분 '돈 먹는 하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고용승계와 통상 중견 그룹사 인수를 꺼려하는 노조 등 업체 직원들의 반발도 거세 선뜻 M&A에 나서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자칫 노조 측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다가 인수 비용보다 향후 유지비용이 더커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건설사 M&A도 양상이 달라질 전망이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탄탄한 사업실적과 역량을 갖고 해외진출 경험도 있으며,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업체를 선호했다면 이제는 확실한 사업 영역만 있으면 인수가 쉽고, 인수 이후에도 원활히 운영할 수 있는 '굴리기 좋은' 건설사들이 좋은 M&A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 경우 기존까지 M&A시장에서 외면을 받던 중견건설사들이 오히려 빛을 볼 가능성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최근 범양건영이 인수가 유력시 되고 있다. 지난 15일 범양건영은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M&A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인수주체는 삼라마이더스(SM)그룹 계열사인 진덕산업과 하이플러스카드로, SM그룹은 약 420억원을 투입해 범양건영을 인수한다는 방침이다.
진덕산업 컨소시엄은 신주 334만주를 167억원에 인수하고, 공익채무 253억6700만원도 승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회생계획안이 서울중앙지법의 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를 제외하면 범양건영 인수가 무산으로 그칠 가능성은 없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대원·아이비클럽 컨소시엄이 441억원에 성지건설을 인수했다. 대원은 '칸타빌'이란 자사 아파트 브랜드를 갖고 있는 건설업계 90위권의 중견건설사로, 베트남에서 칸타빌 아파트를 최초로 공급한 업체다.
대원측은 주택사업은 기존과 같이 대원이 추진하고, 도로 등 토목공사에 집중해 시너지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제 남은 M&A 물량 중 성원건설의 향배가 눈에 띤다. 현재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중인 성원건설과 자회사인 성원산업개발의 동시 인수가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지난 1월 수원지방법원은 성원건설 매각을 위해 언스트앤영과 법무법인 태평양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매각공고를 낸 바 있다. 성원건설은 조만간 인수의향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또 LH 자회사인 한국토지신탁 인수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토지신탁은 국내 최고 부동산개발신탁 업체로, 주택사업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LH는 한국토지신탁 보유 지분 31.29%를 모두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한토신은 국내 사모펀드에 매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국내 한 사모펀드가 우선 매각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며, 매각가격은 주당 850원 수준으로, 총 670억원으로 추정된다.
반면 올들어 시도된 두번째 매각이 무산된 쌍용건설의 경우 '매력 없는' 매각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회사 자체는 매력적이다. 해외건설 역량과 업계 인지도, 그리고 주택사업에서도 적지 않은 위상을 갖고 있는 쌍용건설은 그동안 두 차례 실시된 매각작업에서 인지도 높은 업체들이 대거 인수를 검토했을 정도다.
하지만 우선 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우리사주조합이 인수의지가 강한 만큼 인수도 어려울 뿐더러, 노조가 주축이된 우리사주조합과의 세대결에서 이겨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이후 경영에도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쌍용건설은 건설사 인수 업체에겐 매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몇몇 건설사 매물이 M&A시장에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중에서도 인수자들이 관심을 보일 만한 물건은 프라임그룹 계열 동아건설로 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종은 중공업과의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경기 침체에도 불구, 여전히 매력적인 업종으로 꼽힌다"며 "다만 건설 경기 침체 현상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는 만큼 거액을 들여 인수할 수 없기 때문에 '적절한' 물건을 찾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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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