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유로존 위기가 여전히 진행형인 가운데 유로존 붕괴의 득실을 두고 논란 역시 가열되는 양상이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일련의 칼럼 기사들을 통해 유로존 붕괴를 둘러싼 다양한 견해들을 소개했다.
FT 칼럼니스트 기드온 래치먼(Gideon Rachman)은 "The time bomb no one can defuse" 제하의 칼럼에서 유로의 운명은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과 같은 국가들, 그리고 특히 독일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로존 붕괴를 둘러싼 논의가 독일 내 고위 인사들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래치먼에 따르면 현재 독일에서 회자되고 있는 한가지 시나리오는 5월 초 예정인 그리스 선거로 인해 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새로 들어설 그리스 신임 정부가 최근 도출된 부채 합의안을 뒤집으면서 여러 이벤트가 촉발되고, 종국에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기술적으로 이 같은 시나리오 하에서 그리스 은행들은 급작스레 은행 휴무를 선언하고 모든 유로화를 그리스 화폐인 드라크마로 새로 찍어내야 하는데, 이 경우 은행 휴무가 선언되는 순간 포르투갈과 같은 기타 취약 유로존 국가들에서 뱅크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사실 이 같은 이유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최근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지원하고 유로존 탈퇴는 유럽에 정치적 재앙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해 왔다.
래치먼은 그리스 경제가 유로존 탈퇴 후에도 난국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나머지 유럽 국가들이 뒷짐지고 지켜볼 수만도 없을 것이고, 반대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무난히 진행된다면 이 또한 기타 국가들로의 탈퇴 행진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칼럼니스트 아납 다스(Arnab Das)와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는 "Divorce for the eurozone" 제하의 기고를 통해 유로존 붕괴가 쉽지는 않겠지만 가정불화(bad marriage)를 이어가는 것보다는 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로존 붕괴를 미룰수록 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유로존은 가급적 빠른 시일 내로 질서 있는 출구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
이들은 유로존 탈퇴 국가들은 부채 축적을 통핸 성장에서 벗어나 수출 및 소득 주도형 성장으로 옮겨가야 하고, 유로존 잔류 국가들은 내수 쪽으로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이 유로존을 탈퇴해야 하고, 이들은 브릿지 파이낸싱(bridge financing, 가교금융)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마틴 샌부(Martin Sandbu) 칼럼니스트는 "Forget break-up, euro needs more love" 제하의 다른 기고문을 통해 유로존 붕괴는 득보다 실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로존 위기감이 아직까지 뿌리 뽑히지 않은 이유가 유로화의 경제학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유럽의 정치학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로존 구제기금으로 은행들을 지원할 수 있는 최고의 정책이 있음에도 정치적 반발에 부딪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예를 들어 미국의 새 행정부가 양적완화를 가로막아 채권 시장의 패닉이 초래된다고 해서 달러가 지속 불가능한 화폐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샌부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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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