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지수 1%하락,다우 9일 中 8일 하락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를 필두로 한 유로존 위기가 미국 증시를 재차 끌어내렸다.
그리스의 연립정부 구성 실패와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지방선거 패배 등 정치권 악재가 이어졌고, 부채위기 전염에 대한 우려에 따라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발행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당분간 의미 있는 증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일부 투자가는 미 증시가 20%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14일(현지시간)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125.25포인트(0.98%) 급락한 1만2695.35로 마감했다. 대형주로 구성된 S&P500 지수는 15.04포인트(1.11%) 내린 1338.35를 나타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1.24포인트(1.06%) 떨어진 2902.58을 기록했다.
이날 S&P500 지수는 3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다우존스 지수는 최근 9일 가운데 8일 하락하는 기록을 세웠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증시를 압박했다. 이에 따른 파장을 누구도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다는 사실이 불안감을 한층 고조시킨다는 지적이다.
메르켈 총리의 지방선거 패배는 독일에서조차 긴축안이 환영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으로, 유로존의 부채위기 해결 방안의 골자가 다시 한 번 흔들린 셈이다.
유로존 사태와 함께 JP모간의 대규모 손실 사태가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10개 업종 지수가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금융과 에너지 업종지수가 특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국제 유가가 2% 이상 하락, 배럴당 94.15달러에 거래됐고, 금 역시 1.68% 하락한 온스당 1558달러를 기록하는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이 에너지 관련 업종지수를 끌어내렸다.
은행주도 내림세를 나타냈다. JP모간이 3% 이상 떨어졌고, 씨티그룹과 골드만 삭스가 각각 4.12%와 2.31% 하락했다.
그리스의 난국이 유럽주가지수를 2% 가까이 끌어내리면서 4개월 최저치를 기록했고, 스페인 주가지수가 3% 가까이 하락하며 2003년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JP모간의 손실에 따른 파장을 진단하기 위해 100여개 은행의 신용등급 강등을 연기했고, 피치가 JP모간의 등급을 AA-에서 A+로 내렸다.
한편, 시장 전망과 관련해 씨티그룹은 S&P500 지수가 20%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VIX가 급등하면서 주가를 급락시켰던 과거 흐름이 재현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씨티그룹의 톰 피츠패트릭 기술적 분석가는 “변동성 지수 VIX의 움직임으로 볼 때 S&P500 지수가 이르면 5개월 안에 1038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KM 파트너스의 짐 스트러거 기술적 분석가 역시 “미 증시는 과격한 조정을 앞둔 상황”이라며 “최근 변동성 상승은 뚜렷하게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의 짐 리드 전략가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유럽 대륙에 극심한 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발생하는 타격은 오히려 우려보다 작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드러나는 파장이 상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유로존 다른 회원국의 경제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할 경우 그리스 탈퇴에 따른 충격이 보다 심화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JP 모간은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를 통해 유로스톡스50 지수가 리스크/보상 측면에서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며,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