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가운데 유로존 자금시장이 뚜렷한 경색 조짐을 나타내고 있어 주목된다.
은행간 자금거래가 급격하게 줄어드는가 하면 그리스 뿐 아니라 그밖에 주변국에서도 예금 인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유로존 은행권의 유럽중앙은행(ECB) 예치금이 지난 18일 7900억 유로(1조 달러)로 늘어났다.
그리스 은행권에서 예금 인출 사태가 발생한 데 이어 업계 관계자들과 정책자들은 다른 주변국 은행으로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정부와 중앙은행이 긴급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충격파가 클 것으로 보인다.
핌코의 필립 보더로 유럽 신용 리서치 헤드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뱅크런이 불가피해 보이며, 나아가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등 다른 주변국에서도 예금 인출 사태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그룹의 스테판 네디알코프 애널리스트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될 경우 아일랜드와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은행에서 단시일 안에 총 900억 유로에서 많게는 3400억 유로의 예금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스페인 은행에서 380억~1300억 유로의 자금이 썰물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주 스페인의 한 대형은행에서 고객들의 '엑소더스'가 벌어지고 있다는 루머가 돌면서 업계와 정부를 당혹하게 했다.
가뜩이나 자본 확충 압박을 받는 가운데 예금액 유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은행간 여신 제공이 크게 냉각되고 있다.
보더로 헤드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실제 벌어질 경우 유로존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유동성 경색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