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싼타페와 Q3의 자존심 대결 한판
[뉴스핌=김홍군 기자]“신형 싼타페를 글로벌 시장에서 명차로 만들겠다. 아우디 Q5 등 독일 브랜드와 경쟁하겠다."
김충호 현대자동차 사장(국내영업본부장)은 지난달 19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신형 싼타페 신차발표회에서 “신형 싼타페는 국내시장에서 더 이상 경쟁자가 없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성능과 편의사양을 대폭 강화한 신형 싼타페로 수입 SUV 시장 1위인 아우디 ‘Q5’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실제, 제원만 놓고 보면 7년만에 풀체인지 모델이 나온 신형 싼타페(2.0 4WD기준)는 Q5를 능가하고 있다.
최고 출력은 184마력으로 Q5 보다 14마력 우수하며, 최대 토크도 5.3㎏ㆍm 가량 높은 41㎏ㆍm를 자랑한다. 또한 신형 싼타페의 연비는 리터당 14.8km로 Q5 보다 리터당 0.8km를 더 간다. 여기에 전장(전체 길이)은 61㎜, 전폭(좌우 폭)은 8㎜, 전고(높이)는 37㎜ 더 길다.
가격은 블루링크를 비롯한 각종 편의장치가 대거 적용됐음에도 불구하고 Q5(5990만원)에 비해 최대 2배 가량 저렴한 3062만~3604만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대차의 도전장을 받아든 아우디의 반응은 싸늘하다 못해 냉소적이다. 아우디코리아는 신형 싼타페가 출시된 지 약 한 달만인 지난 21일 Q5보다 한 단계 아래인 소형 SUV Q3를 국내시장에 출시했다.
이날 신차발표회에서 트레버 힐 아우디코리아 사장은 신형 싼타페를 향해 “Q3는 아우디 디자인의 DNA와 다양한 첨단기술이 적용된 프리미엄 SUV이다”며 “세그먼트가 달라 경쟁대상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Q3의 경쟁상대는 BMW의 SUV 시리즈인 X1임을 분명히 했다.
자동차 용어로 세그먼트는 차량의 등급을 나타내는 것으로, 싼타페는 제원이 낮은 Q3보다 질이 떨어져 경쟁상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로 읽힌다.
Q5를 경쟁상대로 정조준했던 현대차가 그보다 낮은 차급인 Q3로부터도 무시를 당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Q3는 아우디의 SUV 패밀리의 막내격으로 2000cc TDI 디젤 직분사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38.8kg.m의 성능을 갖췄다. 평균 연비는 리터당 14.1km(복합연비 기준), 가격은 5470만원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아우디의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자부심이 현대차를 경쟁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결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원만 놓고 보면 신형 싼타페가 Q5를 경쟁상대로 꼽을 수 있겠지만, 브랜드 가치와 성능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볼 때 아우디의 자신감에는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독일 자동차 회사인 아우디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130만대로, 현대차의 361만대에 크게 뒤지지만, 브랜드 가치면에서는 세계적 명성을 인정받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유럽의 명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싼타페의 가격이 Q3ㆍQ5보다 싸다고 해서 경쟁상대가 아니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가격 대비 성능을 고려할 때 신형 싼타페가 Q3ㆍQ5에 뒤질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신형 싼타페는 최근 수입 SUV의 잇따른 공세에도 불구하고, 출시 1달여만에 예약 계약대수가 2만1000대를 넘어서는 등 국내 SUV 대표차로서의 명성을 이어갈 태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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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