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중국의 거대 하청 기업이 서구의 초국적 기업들을 거느린다. 캘리포니아 노동자가 상하이 노동자에게 손을 내민다. 전 세계 탄광과 유전의 지배권을 놓고 기존 강대국들과 중국의 한 판 결투가 벌어진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21세기 중국의 급속한 부상으로 전세계 자본주의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중국 성장의 원동력은? 왜 중국은 라티아메리카의 여러 나라들이 걸어 온 실패와 달리 성공가도를 달리는 것일까? 과연 월마트나 나이키 그리고 애플에 이르기까지 서구의 초국적 기업의 하청을 받아 일해오던 중국의 제조업체들이 원청업체와 맞서는 날은 올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에 신간 '중국, 자본주의를 바꾸다'(훙호펑, 조반니 아리기 외 지음, 하남석 옮김, 미지북스(2012))는 11명의 석학의 눈을 통해 답한다.  

이미 고인이 된 조반니 아리기 같은 기라성 같은 학자부터 훙호펑과 같은 중화권 좌파 지식인들까지, 다양한 출신의 서로 다른 중국 전문가들의 시각을 흥미롭게 엿볼 수 있다.  

나이키와 당당히 맞서는 중국의 신발 하청업체, 중국이 벌이는 에너지·자원 쟁탈전, 중국에서 시작되는 세계 노동 운동의 부활까지 중국발 자본주의의 대전환을 진단한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모든 것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1980-90년대 중국의 남부 지역의 괄목할만한 성장을 목도한 많은 학자들은 중국을 '다섯 번째 호랑이' 혹은 '기러기 대형에 합류한 마지막 기러기'로 여겼다. 즉 중국의 부상은 일본 주도의 동아시아 질서의 단순한 확장에 지나지 않는다고 간주됐다. 그러나 90년대 중국의 개방이 가속화하면서, 중국은 평범한 기러기가 아니라 기러기 대형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거대한 팬더임이 밝혀졌다.

이제 어떻게 될 것인가? 세계 자본주의 체제는 중국의 등장으로 거대한 변형을 겪을 것인가? 아니면 중국은 영-미 제국에 대항했던 수많은 라이벌들과 마찬가지로 비극적인 도전자의 운명을 맞이할 것인가?

이 책은 수많은 실패를 노정한 라틴아메리카나 그 밖의 다른 개발도상국과 달리, 어째서 중국은 수십년 간 흔들림 없이 성장했으며 글로벌 시장의 조성자가 됐고 심지어 서구의 지배 질서를 뭉개버릴만한 위력을 가지게 됐는지를 기존의 해석과 완전히 다른 측면에서 설명한다.

미지북스, 376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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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