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다각적 대책 마련 촉구...거래선 다변화 노력
[뉴스핌=산업부 기자] 이란이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 중단 방침에 대해 한국산 제품 수입을 전면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산업계가 파장 분석에 들어갔다.
이미 원유 수입 중단 방침에 따라 정유업계가 위기대응 비상체제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지만 한국산 제품의 수입 중단 경고는 또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산 제품 수출이 막히면 원화결제시스템을 활용해 이란과 거래해온 국내 중소기업 2700여곳의 피해가 불가피해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이란 수출은 지난해 60억 달러를 기록 중이다.
27일 산업계에 따르면 일단 다음달 1일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게되는 정유업체들은 대체 수입처 물색에 이미 돌입한 상태다.
이란산 원유수입량은 우리나라 전체 원유수입량의 9.4%(8718만4000배럴) 규모다. SK에너지는 자사 원유 수입 중 이란산의 비중이 약 10%, 현대오일뱅크는 약 15%를 차지한다.
정유업계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이란산 수입 중단에 따른 타격은 어느정도 있을 수 있다"면서 "국제원유시장이 최근 안정되고 있는 만큼 당장 큰 파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기존의 거래선을 통해 수입량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면서 "수급량에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분 원유수급에 차질이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국내 기름값 인상 가능성을 피할 수 없다는 게 정유업계 전반적인 분위기다.
이같은 분위기는 중장기적으로 항공업계에는 부담이다. 당장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이 가져올 영향을 미미하다는 게 항공업계의 전망이지만 기름값 상승은 언제고 경영에 부담일 수밖에 없어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기름값이 뛸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면서 "특히 항공기 연료 탑재량 최적화, 경제속도 유지 등은 유류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A380, B787 등 기존 항공기에 비해 연료효율이 좋은 기종을 도입하거나 유류헷지를 통해 25%~30% 정도의 비용을 절감 중이다.
이란의 한국산 제품 수입 중단이 실행되면 당장 중소기업들은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이란 수출 중소기업 대부분이 자동차 부품이나 철강재, 화학제품 등을 다루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연관 대기업들에게도 여파가 미칠 수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6.8~6.13) 이란 수출 중소기업 8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원화결제시스템 중단 가능성에 따른 이란 수출 중소기업 영향조사'에 따르면 이란 수출 중소기업 10곳중 6곳은 별다른 대책이 없거나(44.3%), 수출자체를 중단(17.0%)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회 측은 "대부분의 이란 수출 중소기업들이 짧은 시간 내에 이란을 대체할 만한 수출시장을 개척하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파악됐다"면서 "이에 대비한 정부의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자업계도 사태추이를 지켜보며 관리체제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이란 위기가 일년 정도 지속되는 문제이고, 아직까지 실제적 액션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슈 관리 차원에서 대응 중"이라면서 "다만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계속 상황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자동차, 조선, 철강업계 등은 이란의 한국산 제품 수입 금지 경고에 비교적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이란과의 무역거래가 없거나 수출량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는 이란이 한국 제품 수입을 중단하더라도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경우 이미 지난 4월 이란에서 철수 압력을 받고 완전히 수출을 중단한 상태다.
또,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종도 영향에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 포스코도 건설자재 등을 이란으로 수출하고 있지만 그 양이 적어 크게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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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