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G생명 亞법인 입찰참여 + 정권말 부담
[뉴스핌=한기진 기자] KB금융지주가 우리금융그룹 인수를 내년으로 미룰 가능성이 커졌다.
16일 있을 ING생명 아시아법인 인수 본입찰에 적극 나서면서 현재 보유현금과 차입금을 포함해 5조원대로 추정되는 여유자금의 상당량을 쏟아 부을 예정이다. 또 정권 말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우리금융 인수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KB금융 이사회에서 나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어윤대 KB금융 회장도 ‘웃으며 우리금융 인수를 원한다’는 목소리가 그룹 내에서 나오고 있다.
<KB금융지주 어윤대 회장> |
KB금융 관계자는 “정권 쪽에서 이번에 우리금융 인수를 미루는 게 어떠냐고 이야기를 하면서 회장이 입찰에 참여할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ING한국법인 인수로 다시 유턴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 회장은 “MB(이명박 대통령)맨이 맞다”고 말할 정도로 정권과 인연이 깊다.
어 회의 최근 공개 발언들도 우리금융 인수와 관련된 세기가 많이 약해졌다. 취임 2주년을 맞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도 “언제든 상관없다”, “최고경영자로서 급하지 않게 천천히 했으면 싶다”, “축하받으며 하고 싶다”라는 말을 했다.
금융권에서는 “임기 마지막 해인 내년에도 우리금융 민영화가 추진된다는 게 확실하다면 이번은 넘길 수 있다”, “정치권과 인력구조조정을 우려하는 KB금융 임직원들의 우려를 씻고 싶어한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KB금융의 우리금융 인수는 금융노조가 민주통합당과 손을 잡고 반대하고 있다.
또 최근 시행된 금융노조 ‘총파업’ 관련 투표에서 KB금융 조합원 90%가 참여하고 91%가 파업에 찬성했다. 금노 관계자는 “우리금융 인수에 민감한 KB직원들이 적극 나선 결과로 전체 금노 투표율과 찬성률보다 높다”고 말했다.
KB금융 임직원들의 지지를 얻는 일은, 민병덕 국민은행장이 국민은행 노조를 만나 반대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중요한 동력이다.
지난 13일 열렸던 KB금융 이사회에서도 애초 ING한국법인 인수 가격 논의만 안건이었지만 우리금융 인수합병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고 반대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 ING생명 아시아법인 인수 경쟁자들 분리 매각 원해, KB금융 '해볼만'
대신 KB금융은 ING한국법인 인수에 상당한 공을 들이기로 했다.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블랙스톤, AIA, 매뉴라이프, 스위스리와 아시아 최대 부호인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의 아들 리차드 리가 ING 아시아법인을 지역별로 나눠 인수하는 것을 희망하면서 KB금융의 인수 성공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ING는 아시아법인을 팔면서 일괄 혹은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법인을 분할해 파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아시아법인 몸값은 최소 70억 달러로 추정되는데 나눠 팔면 ING가 받을 수 있는 돈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블랙스톤은 이달 초 마크 윌슨 AIA그룹 전 회장을 영입해 ING 인수를 주도하도록 했고, 특히 ING 동남아시아법인을 노리는 것으로 외신은 전하고 있다. 같은 법인을 노리는 리차드 리는 아버지의 재정적 후원을 등에 업고 M&A(인수합병)에 적극적이다.
일본법인은 다이이치생명보험이 노리고 있고 KB금융과 인수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는 AIA와 매뉴라이프는 아비바의 말레이시아법인 인수 예비입찰후보자에 선정되며 동남아시아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ING생명 한국법인은 국내 5위권 생명보험사로 예상 내재가치(EV)는 2조원대 후반(2010년 기준)으로 추정된다. 경영권 프리미엄(웃돈)을 얹으면 매각가격은 3조원대로 추정된다.
KB금융 다른 관계자는 "우리금융 인수에 나설 것으로 너무 알려져 있어 포기를 하더라도 입찰에는 참여하는 자연스런 방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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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