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주변국 스페인의 부채위기가 악화일로다.
최근 1000억유로에 이르는 외부 자금 지원의 구체안이 마련된 가운데 은행권 부실 여신이 대폭 늘어났다. 주택 가격 내림세가 지속되는 데다 예금 자산이 급속하게 줄어드는 등 구조적인 위기가 진정되지 않는 상황이다.
18일(현지시간) 스페인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은행 부실여신이 1558억4000만유로를 기록해 총 여신의 8.9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여신 비중은 전월 8.72%에서 상승세를 지속한 것은 물론이고, 1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예금 자산은 1조3270억유로로 전년 대비 5.75% 급감했고, 전월에 비해서도 0.55% 줄어들었다. 대출 역시 전년 대비 3.82%, 전월 대비 0.59% 감소했다.
BPI 방코의 카를로스 피소토 애널리스트는 “그간 우려를 모았던 뱅크런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금융권 부실은 부동산 버블 붕괴와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경기 침체와 고용 악화로 인해 대출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가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스페인의 주택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3% 급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유낙하에 가까운 주택 가격 하락은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데 전문가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가계와 금융권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움직임이 지속되는 만큼 자산 가격에 대한 하락 압박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라지 바디아니 애널리스트는 “모기지 디폴트가 증가하는 한편 고용 악화와 침체 등 거시경제 여건이 금융시스템 붕괴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스페인 경제가 1.2%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내년 역시 0.6%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