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상승으로 ‘제값받기’ 나서
[뉴스핌=김홍군 기자] 현대차와 기아차가 해외시장에서 높아진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제값 받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05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품질경영’ 선포 이후 꾸준한 노력 끝에 지난해 글로벌 TOP5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한 현대기아차는 최근 북미 등 해외시장에서 주력 차종의 몸값을 올리며 달라진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과거 가격경쟁력에만 의존했던 데서 벗어나 품질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폭스바겐, 토요타, GM 등 글로벌 메이커들과 당당히 경쟁하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국내보다 해외서 더 비싼 현대차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법인(HMA)은 이달 출시 예정인 벨로스터 터보의 옵션을 제외한 기본가격을 2만1950달러(한화 약 2568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벨로스터 터보 최저트림 기본가격 2190만원보다 380만원 가량 비싼 것으로, 탁송료(775달러)를 포함하고, 국내와 달리 6단 자동변속기가 기본으로 장착된 점을 감안하면 가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최고 트림의 풀옵션 모델 가격도 미국이 2만5450달러(한화 2977만원)로, 국내의 2420만원에 비해 557만원 가량 높다. 풀옵션 모델에는 패들시프트가 있는 자동변속기(1000달러), 무광회색 컬러옵션(1000달러), 파노라마 선루프와 후방주차센서,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이 포함한 얼티밋패키지(2500달러)가 추가된다.
또한 HMA는 지난 2월 시카고모터쇼에서 공개된 엘란트라 GT 해치백(국내명 i30)의 기본가격을 1만8395달러(한화 약 2152만원)로 책정했다. 이는 국내 최저트림의 기본가격 1845만 보다 300만원 가량 비싼 것으로, 풀옵션을 장착한다고 가정하면 약 500만원까지 차이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HMA는 ‘2012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된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역시 2013년형 가격을 8.4% 인상한 1만7470달러(한화 약 2044만원)로 결정했다.
이는 혼다 시빅(1만6745달러), 닛산 센트라(1만7210달러) 등 경쟁 차종보다 높은 것으로, 일본차와 품질로 경쟁해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달 북미시장에 출시될 예정인 현대차 벨로스터 터보.(사진 = 현대차 제공) |
현대기아차의 주력 차종도 대부분 북미에서 국내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다. 현대차 엑센트는 430~470만원 가량 북미 판매가격이 높으며, 기아차 프라이드(현지명 리오) 역시 북미에서 470만원 가량 비싸게 팔린다.
준중형급인 현대차 아반떼와 기아차 포르테 역시 최저트림과 최고트림의 풀옵션 차량의 가격을 비교해 보면 각각 600~700만원, 430~800만원 가량 미국에서의 가격이 높다.
쏘나타와 K5도 국내가격과 미국에서의 가격을 비교하면 각각 약 490만원, 250~71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다만, 차종에 따라 들어가는 엔진이 달라 판매가격이 다르게 책정될 소지는 있다. 아반떼와 포르테는 국내에서 1.6L 가솔린 GDi엔진이 기본으로 들어가지만, 북미에서는 1.8L(아반떼), 2.0L 또는 2.4L(포르테) 엔진이 적용된다.
쏘나타와 K5도 북미에서는 국내 보다 한단계 높은 2.4L 가솔린 GDi 엔진이 기본으로 장착되고, i30 북미 버전은 국내 1.6L 가솔린 GDi 엔진 대신 1.8L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배기량 차이로 인해 북미 시장에서의 가격이 어느 정도 높게 형성될 여지는 있지만, 품질에 대한 자신감과 브랜드 인지도에 걸맞는 대우를 받겠다는 것이 기본 가격정책이다”며 “특히, 기아차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8개 차종 모두가 미국에서의 판매가격이 국내 높게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도 줄여 가격인상 효과를 얻고 있다. 미국내 차량 가격조사업체인 오토옵저버에 따르면 작년 11월 현대차가 미국에서 고객에게 제공한 평균 인센티브는 651달러로, 스바루(401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기아차의 인센티브도 1054달러로, 스바루, 현대차, 폭스바겐(962달러)에 이어 네번째로 낮았다.
국내에 이어 해외시장에 출시 예정인 기아차 플래그십 세단 K9.(사진 = 기아차 제공) |
◇프리미엄 모델도 제값..K9ㆍ싼타페 앞장
현대기아차는 현재까지 경쟁업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상품 경쟁력이 높은 중소형차 위주로 해외시장에서 ‘몸값’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향후 현대기아차의 몸값 높이기는 중소형차에서만 그치지 않고, 프리미엄급 브랜드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 선두에는 현대차 신형 싼타페와 기아차 K9이 있다. ‘월드 프리미엄 SUV’를 지향하는 신형 싼타페와 ‘To the world best’를 내세운 기아차 플래그십 세단 K9은 연내 북미시장에 진출할 예정으로, 최고의 품질을 추구하고 세계 명차들과의 경쟁을 선언한 만큼 ‘제값받기’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기아차는 올 2월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제이디파워가 발표한 ‘2012 내구품질 조사’에서 제네시스가 역대 최고점수로 중형 고급차 부문 1위로 선정되는 등 프리미엄급 품질에서도 어느 브랜드와 경쟁해도 뒤쳐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얻은 바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중형차 이상의 고급차 시장에서도 품질로 경쟁하고, 브랜드 인지도에 걸맞는 몸값을 받아야 한다”며 “고급차 시장에서도 해외 브랜드들과 당당히 경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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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