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OE 1% 미만으로…사실상 구조조정 착수
증권사들의 올 1분기(4~6월) 실적이 예상했던 대로 급감했다. 글로벌 경기불황과 증시침체에 따라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자기자본이익율(ROE) 도 1% 미만으로 떨어졌다. 희망퇴직, 지점통폐합 등 사실상 구조조정에 들어간 증권사들을 더 힘들게 만드는 것은 앞으로 뚜렷하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뉴스핌은 1분기 실적 분석과 함께 향후 증권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뉴스핌=정탁윤 기자] "예고된 쇼크다. 새삼스럽지도 않다. 이후가 더 문제다"
국내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4~6월) 실적이 전년대비 70% 이상 급감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의 반응은 오히려 무덤덤하다.
1분기 실적이 '어닝 쇼크' 수준이란건 이미 예상했던터라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다만 2분기 이후 하반기를 어떻게 버텨내느냐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 증권사들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위기를 예상하고 올해 경영 목표를 '긴축'으로 잡았다. 희망퇴직을 받거나 지점을 통폐합하는 등사실상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다.
◆ 거래대금 전년비 32% '뚝'..전반적 수익원 부족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럽재정위기 등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주식거래가 급감하면서 올 1분기 증권사 3곳 중 1 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총 62개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 합계는 전년 동기대비 72.7% 감소한 2163억원에 그쳤다.
1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는 0.5%로 전년 동기 2.1%에 비해 1.6%포인트나 하락했다. 그나마 자기자본 증가 등으로 영업용 순자본비율(NCR)은 534.0%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에 비해 20.3%포인트 상승했다.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급감한 것은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주식거래 대금이 쪼그라 들면서 수탁수수료 수익이 5390억원(37.2%)이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주식 거래대금은 386조 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71조9000억원)에 비해 32.5% 급감 했다.
증권사들의 주 수입원인 주식거래대금 수수료 수입이 급감한 것과 함께 기업들이 유상증자나 상장(IPO)을 잇따라 연기한 것도 증권사 실적 악화를 부추겼다.
우다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고조됨에 따라 3월 이후 거래 대금이 크게 급감했고 ELS 등 특정 상품을 제외하고는 간접투자상품으로의 유의미한 자금유입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또한 부진한 주식시장으로 인해 기업들이 상장 및 유상증자 등을 연기하고 있어 증권사들의 수익원이 전반적으로 부족해졌다"고 덧붙였다.
◆ 대형사는 겨우 '체면치레'..중소형사는 적자
이렇게 증권사 실적이 악화되면서 전체증권사 62곳 가운데 적자를 기록한 회사도 전년 1분기 9개사에서 21개사로 크게 늘었다.
적자를 기록한 국내 증권사는 한화, 교보, 하이투자, 유진, SK 등 중소형 증권사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유진투자증권은 투자했던 남광토건과 벽산건설이 잇따라 워크아웃에 들어가 최대 규모인 65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증권(359억원)과 대우증권(218억원), 한국투자증권(185억원) 등은 체면을 지켰으나 우리투자증권 (123억원), 현대증권(49억원), 대신증권(54억원) 등은 소폭 흑자를 내는데 그쳤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대형사들은 소폭이나마 흑자를 냈지만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대부분 적자"라며 "글로벌 경기 회복과 증시활성화 방안 등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2분기 이후도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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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