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건설 구하려 납득 어려운 '극약처방'
[뉴스핌=노종빈 기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채권단이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쌍용건설에 2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채권은행은 이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어 섣불리 결과를 예단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 캠코 700억원 등 총 2000억원 투입
4일 유가증권거래소에서 마감된 쌍용건설의 종가로 주당 4140원이다. 최대 주주인 캠코가 보유한 물량은 1153만주로 이 지분의 시가는 477억원이 된다.
결론적으로 캠코는 들고 있는 477억원을 물타기하기 위해 700억원을 긴급수혈하겠다는 얘기가 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일단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중심이 돼 우리은행 등 5개 채권단이 쌍용건설에 대한 유동성 지원방안 협약을 마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협악서 내용에는 캠코가 쌍용건설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등을 통해 700억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1300억원을 채권단이 지원하는 형태다.
◆ 캠코·산업은행, "급한 불 끄고 보자"
캠코와 산업은행 등 정책 금융기관들은 현 상황에서 일단 급한 불은 끄고 보자는 쪽이다.
일단 쌍용건설은 4일 70억원 만기를 막더라도 오는 6일까지 500억원대의 B2B전자어음(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을 더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다음달까지는 20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S) 만기가 도래하게 된다.
앞서 지난달 28일 캠코, 5개 채권은행(우리, 신한, 하나, 국민, 산업은행) 담당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캠코와 산업은행이 당장 유동성을 지원함으로써 급한 불을 일단 끈다는 내용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캠코와 채권금융기관간 합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어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는 보기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쌍용건설 대주주인 캠코의 일방적인 그림만 그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원 방안과 관련한 어떠한 내용도 결론난 것은 없고, 아직 통보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 쌍용건설 주가 급락…연초대비 '반토막'
캠코 고위 관계자는 지난 6월 "공적자금 회수율 118%를 기록 중"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쌍용건설을 반드시 팔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가는 올해 들어 두 번에 걸친 매각 실패와 이어지는 유동성 위기로 인해 7000원대 중반에서 전일 3700원대가 무너지기도 하면서 4000원대 초반까지 급락해 있는 상황이다.
결국 산업은행의 민간 은행권에 대한 '보이지 않는 영향력'이 이번 쌍용건설 유동성 위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IB업계에서는 캠코가 물린 477억원을 되찾기 위해 700억원을 투입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는 납득하기 힘든 '극약처방'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캠코와 산업은행은 안일하게 높은 회수율 등에만 신경쓰다 미처 꺼져가는 불씨를 살피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일단 금융권 관계자들은 쌍용건설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유동성 위기로까지는 몰리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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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