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뉴스핌 이강혁 기자] 기아차의 진화는 어디까지 일까.
차 안에서 실생활의 유용한 정보가 손가락 한번 까딱하면 쏟아진다. 차를 타기 전에 내가 원하는 실내온도를 설정할 수도 있다. 잠시 차를 비울 때 도난의 부담은 더더욱 없다. 스마트폰 하나면 내 차를 마음대로 원격제어할 수 있다.
기아차의 준중형 신차 'K3'라면 이 모든 게 가능하다. 최고급 세단 'K9'에서나 써볼 수 있었던 첨단 인포테이먼트 시스템 UVO(유보)가 K3에도 적용됐기 때문이다. 가히 준중형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혁명가'라는 별칭이 따라붙을 만 하다.
18일 신차 냄새 풀풀나는 K3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휘닉스파크까지 왕복 100km 구간에서 시승해 봤다.
K3는 이미 출시 이전부터 첨단 인포테이먼트 시스템 UVO 적용으로 화제를 모았다. 기아차가 27세에서 34세의 젊은층을 주요 고객으로 설정한 만큼 UVO의 적용은 큰 관심을 받을만 했다. 이번 시승 역시 이 UVO 때문에 더욱 특별한 재미를 느끼게 했다.
K3에 올라 시동을 걸고 UVO 시작을 위해 먼저 내비게이션 터치 버튼을 이것저것 눌러봤다. 민감한 반응과 화면전환이 자연스럽다. 첨단 터치폰 못지 않은 감각을 전해준다.
UVO를 활용, 목적지를 설정하기 위해 룸미러 아래 UVO 버튼을 누르자 UVO전용 콜센터로 연결이 된다. 연결된 UVO 안내원에게 'K3 시승회 코스'를 요청하자 자동으로 내비게이션에서 반환점을 포함한 목적지가 검색되고 안내가 시작된다. 버튼 하나로 내비게이션 길찾기가 끝난 셈이다.
UVO는 젊은층이 실생활에서 상당히 쓸만한 정보까지도 제공한다. '00동의 공영주차장', '발렛 파킹 가능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가까운 주유소 가는 길' 등 운전자가 원하는 목적지를 요청해서 안내 받는 것이 가능하다.
UVO는 특히 첨단 텔레매틱스 기술을 적용해 운전자가 스마트폰을 활용한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 거리에 상관없이 원격제어도 할 수 있다. 차량 도난시 스마트폰을 통해 운전자 조작에 관계없이 차를 세울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이미 기아차가 K3를 내놓으며 '배우 손현주의 K3 추적 일지' 광고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던 부분이다.
UVO는 원격 엔진시동, 차량 위치 검색, 문 잠금 제어, 차량 진단, 소모품 관리, 도난 추적 등 첨단 IT기술을 기반으로 각종 검색과 차량 원격제어, 안전보안까지 책임지는 정말 똑똑한 시스템이다. IT문화가 익숙한 젊은층에게는 준중형급에 이런 시스템이 적용된 것이 반가울 만 하다.
K3는 첨단 기술이 적용된 만큼 기본기에도 충실했다. 주행성능과 승차감, 정숙성, 안전성, 연비까지 준중형의 차급을 뛰어넘는 신차라는 생각이 든다. 주요 고객층인 27세에서 34세는 물론 40~50대 세대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어 보인다.
일단 시동과 함께 가볍게 엑셀레이터를 밟아보면 부드럽게 들리는 엔진 부잉음은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다소 날카롭게 들리는 GDi 엔진 특유의 음색과 달리 좀 더 차분하고 정돈된 느낌이다.
주행성능은 준중형급 이상이다. 중형급에 비해 다소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은 버려도 좋다. 1.6 감마 GDi 엔진답게 출발에서 시속 80km까지의 가속은 부드럽고, 엔진음도 자연스럽다. 엑셀의 응답성이 빠르고 민감하다. 포르테에 비해 공차중량이 1kg정도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속기어에서 치고 나가는 힘은 부족함이 없다. 갑작스런 가속과 감속을 반복해도 운전자가 요구하는 대로 반응하고 차체의 쏠림현상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곡선주로에서의 차체 안정감과 브레이크 성능도 인상적이다. K3 모든 트림에 기본 적용된 VSM(차세대 차체자세제어장치)는 기아차 특유의 단단한 느낌의 서스펜션과 조화를 이루어 갑작스런 방향전환에도 무리없이 차의 자세를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브레이크킹 능력도 응답성이 빠르고 밀리는 느낌이 거의 없다.
횡계IC를 거쳐 영동고속도로에 올라 약 29km를 달리는 구간에서는 고속주행성능도 테스트해 봤다. 시속 100km의 속도서부터 120km까지는 속도계가 잠시 주춤하지만 오히려 이후부터는 거침없이 속도계가 올라갔다. 1.6 감마 GDi 엔진의 높은 출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6단 변속기를 얹어 변속충격도 거의 없다. 그 이상의 속도에서도 가속감은 탁월하다. 욕심을 낸다면 계기판의 최고 속도인 시속 240km까지도 가능할 것 같다.
고속주행에서 느낀 또 하나의 특징은 차급에 비해 가속소음이 매우 작다는 것이다. 100km 이상의 속도에서도 동승자와의 대화나 음악소리가 크게 방해받지 않는다. 엔진회전수가 급상승하는 고속주행시 엔진소음이 다른 차에 비해 현저히 작다는 느낌이다.
이는 차체 곳곳에 '아이소패드 흡차음 이중구조'와 '발포 충진제'를 적용하고 '이중 주파수 엔진 마운트', 휠가드의 흡음재 적용, 카페트 하단부에 'EVA 차음재'를 적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기아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아차는 K3에 대해 요즘 표현을 빌려 '엄친아'라고 했다. 첨단 시스템과 주행성능을 겸비하면서 다양한 편의사양과 연비개선까지 실현시켰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편의사양은 오토 크루즈 컨트롤 기능, 운전석 메모리시트, 후석 에어벤틸레이션(에어컨/히터 송풍구), 히티드 스티어링휠, 전좌석 히티드 시트, 앞좌석 통풍시트 등이다. 모두가 동급 차종에서는 보기 힘든 편의사양이다.
연비도 마음에 든다. 시승을 끝내고 연료량을 체크해 보니 연비는 리터당 13km 수준이다. 신차라는 점과 시승을 위해 거칠게 차를 몰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K3의 공인연비는 구연비 기준 16.7km/L(복합연비 기준 14.5 km/L)이다.
기존의 포르테 1.6 GDi의 16.5 km/L 와 수치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지만, 리어 언더커버, 센터 언더커버, 휠 디플렉터, 공력 개선 디자인 적용 등 세심한 부분을 신경써서 공기저항계수를 줄인 덕분인지 체감하는 연비는 더욱 향상된 것 같다.
기아차 'K 시리즈'의 완성작으로 불리는 K3. 디자인은 그동안 호평을 받았던 부분이라 크게 설명이 필요없어 보인다. 다만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면 침체기에 빠진 국내외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해 보인다.
실내 인테리어 역시 고급스럽고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K 시리즈의 장점을 고스란히 적용시켰다는 느낌이다. 운전자 중심의 인체공학적 설계는 이미 K5, K7, K9을 통해서 충분히 입증된 부분이다. 180cm 키의 성인 남성이 운전석과 뒷좌석 모두에서 좁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넉넉한 공간감도 인상적이다. 트렁크 공간 역시 중형급 화물 탑재 수준은 충분히 가능하다.
K3의 판매가격은 ▲디럭스 1492만원 ▲럭셔리 1677만원 ▲럭셔리 에코 플러스 1788만원 ▲프레스티지 1841만원 ▲노블레스 1939만원이다.(자동변속기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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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