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국고채와 스프레드 1bp 줄어
[뉴스핌=김선엽 기자] 찔끔 찔끔 내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또 의심을 받고 있다.
지난달 말 금융위원회가 은행들에게 CD 발행을 사실상 의무화한 이후 CD금리는 완만한 내림세이지만,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더 내렸어야 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배경에는 발행처인 은행이 금융위의 눈치를 보면서 발행금리를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결국 CD금리가 정상화되기 위해선 금융위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찔끔찔끔' 눈치보며 CD금리 낮추는 은행들
한동안 잠잠하던 은행들이 CD발행을 재개한 것은 지난 8월 셋째 주부터다.
금융위와의 '협의'를 통해 은행들은 CD를 발행함에 따라 8월 20일 3.21%였던 CD금리는 9월 19일 3.13%까지 총 0.08%포인트 하락했다.
외견상 무난한 하락으로 보이지만 실제 시장 상황을 살펴보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국고채 3년물과 CD금리의 차이는 8월 20일 0.26%포인트에서 이번 달 19일 0.25%포인트로 한 달 동안 고작 0.01%포인트 줄었다. CD금리의 하락은 여타 시장금리의 낙폭에 보조를 맞춘 수준에 불과해 CD금리의 정상화와는 아직 거리가 멀다.
공정거래위원회의 CD금리 담합 조사 이후, CD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상당했으나 발행처인 은행들은 좀처럼 CD금리를 낮추지 않는 것이다. CD금리가 하락하면 이에 연동된 변동대출금리가 하락하면서 상당한 손해를 은행들이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CD 연동 대출 잔액이 327조원이므로 CD금리가 0.01%포인트 하락할 때마다 전체 은행들이 입는 이자 손해는 연간 327억원 정도가 된다.
또한 급하게 CD금리를 낮출 경우, 담합을 자인하는 셈이 되므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주변 여건상 은행이 CD금리를 마냥 높게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은행들은 감독당국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CD발행 금리를 낮추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매니저는 "발행하는 입장에서는 한 번에 금리를 빼는 게 부담스러우니까 0.01%포인트씩만 낮추고 있다"며 "욕 안 먹고 의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 CD금리 얼마까지? 금융위 '의지'에 달렸다
그렇다면 CD금리는 얼마까지 하락하게 될까. 시장 관계자들은 결국 감독당국의 의지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며칠 전 시장에서는 CD 4개월물 매도호가가 3.04%에, 매수호가가 3.08%에 나오기도 했다. 호가 몇 개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현재의 3.13%보다는 0.05~0.10%포인트 가량 추가적인 하락이 가능한 상황이다.
또한 CD가 매주 수백억원씩 띄엄띄엄 발행될 때마다 엄청난 수요가 몰리면서 순식간에 마감이 되는 상황도 여전하다.
하지만 CD금리가 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서 결정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전망이다. 공정위의 CD담합 조사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은행들도 자못 여유를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 역시 아직까지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CD시장이 정상화되고 있는 과정"이라며 "CD가 좀 더 발행이 되고 나서 거래량이 늘어나면 CD금리가 적정수준을 찾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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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