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우지수, 2개월만에 1만3000선 재붕괴
- 피치 "재정절벽 해결하지 못할 경우 신용등급 강등" 경고
- 그린스펀 "재정절벽 해결,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
-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뉴욕 증시가 대통령 선거의 축제 분위기를 단번에 가라앉히며 하락세를 연출했다. 투자자들은 대선을 통한 불확실성 해소에 주목하기보다는 당장 코앞에 다가온 '재정절벽' 이슈에 우려를 보이며 무거운 분위기를 보였다. 유로존의 경제성장 둔화 흐름도 시장을 냉각시키는 재료로 부각됐다.
7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36%, 312.95포인트 하락한 1만 2932.73을 기록했고 S&P500지수는 2.37%, 33.85포인트 떨어지면서 1394.54에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2.48%, 74.64포인트 내린 2937.29에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가 1만 3000선을 하회하고 S&P500지수가 1400선에서 내려앉은 것은 지난 9월 초 이후 처음이다.
이날 시장은 장중 2.5% 이상 하락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를 통해 해왔던 일보다 더 많은 과제가 산적해있음을 간접적으로나마 전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S&P의 모든 업종이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유가가 이날 5% 가깝게 하락한 여파에 에너지주의 약세가 두드러졌으며 금융주는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으로 금융규제 강화와 관련된 법규정의 완화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우려에 낙폭을 확대했다.
라자드 캐피탈 마켓츠의 아트 호간 분석가는 "'재정절벽'에 초점을 마추면서 이에 대한 해결을 얼마나 신속히 내놓을 것인가가 관건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여기에 유럽문제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재정절벽' 풀어야 하는, 쉽지 않은 문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미국의 재정절벽으로 인한 타격을 우려하며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현재의 'AAA'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과 의회에 대해 재정절벽과 지출감소 등 현안을 해결하라고 압박하지 않는다면 재선에 성공하고 재정밀월(fiscal honeymoon)을 즐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재정적자 감축으로 인해 경제에 타격을 미치지 않을 것임을 증명하는 것이 현재의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 역시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를 보이며 이번 대선 결과가 현재의 정치적 구도를 바꾸지 못했고 이로 인해 '재정절벽'을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지도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선거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정적자 감축 등의 문제를 변화시키지는 못했다"며 "이것이 해결되기 전까지 미국인들이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이 낙관적이거나 안정적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재정절벽 해결을 위한 해법 마련이 생각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 오바마 2기, 증시에 호재? 악재?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성공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지적이 나왔다.
가트먼레터의 편집인인 데니스 가트먼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성공에 대해 두 후보가 근접한 수준의 차이를 보인 만큼 의회의 변화가 적어 주식시장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그는 "역사적으로 보면 주식시장에는 민주당 대통령이 공화당 대통령보다 긍정적이었다"며 "통화당국도 유동성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지난 2009년 3월 이후 나타나고 있는 강세장은 추가 상승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반면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빌 그로스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배당세율을 포함한 세금들을 인상할 것이라며 이것이 주가 하락에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로스는"오바마가 세금인상에 대해 주장해왔다"며 "배당세율 인상은 배당주의 투자매력을 감소시키고 이로 인해 증시 역시 5~10% 가량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7%에서 0.8%로 크게 내려잡았다. 17개 회원국들의 성장률 전망치 역시 1.0%에서 0.1%로 하향 조정한 것도 시장을 짓누르는 재료로 부각됐다.
아울러 유럽중앙은행(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지금까지 독일은 유로존의 다수 국가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어려움으로부터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아 왔으나 최근에는 그 여파가 독일경제에까지 미치지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부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