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이탈리아 등 부채 구조조정 “불가피”
[뉴스핌=권지언 기자] 유럽 국가들은 내년도 부채 디폴트 상황을 맞게 될 것이고,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역시 가능하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씨티그룹은 26일(현지시각) 공개한 보고서에서, 적어도 유로존 주변국 5곳이 내년에 심각한 부채 구조조정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고, 그중에서도 최악의 상태인 그리스는 내년이 지나기 전에 유로존을 탈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마이클 사운더스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우리는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잇따른 국가부채 구조조정 상황을 예상하고, 더불어 유럽경제통화동맹(EMU) 국가 간 통합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단기적으로는 최근과 마찬가지로 채권국들이 공식 지원을 통해 유럽 분열을 막겠지만, 주변국들이 지속 가능한 재정 상황으로 복귀토록 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씨티는 지금은 (그리스의) 그늘에 가려진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럽 주변국들이 상당한 부채 부담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리스의 경우 유로존 탈퇴 여부에 상관 없이 부채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고,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구제금융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키프로스, 슬로베니아에서도 여러 차례 구제금융과 긴축이 진행된 뒤 결국에는 부채 구조조정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채 구조조정이 단순히 유럽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할 뿐만 아니라 더 광범위한 파장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 소속 애널리스트 제리 템플먼은 최근 투자자들이 유럽의 부채 디폴트 가능성을 급격히 낮추고 있는 것과 관련해 유럽 국가부채에 대한 신뢰가 지나쳤던 경향이 있다면서, “현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분명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태풍의 눈에 자리하고 있다”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동성 상황을 개선하긴 했지만 이것이 장기적인 채무 변제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