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즉시연금 가입자 급증, 월납상품 증가 등 호재
[뉴스핌=김동호 기자] 삼성생명 주가가 약 2년만에 공모가인 11만원 부근까지 올라왔다. 세법 개정으로 보험업종의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상장 당시 공모 열풍을 일으켰던 삼성생명은 코스피 상장 이후 공모가를 하회하며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그러나 지난 해 말부터 삼성생명의 주가 흐름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12월 9만원대를 바닥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삼성생명 주가는 최근 10만원대를 넘어섰다.
21일 오전 10시 36분 현재 삼성생명은 지난 주말에 비해 2000원(1.88%) 오른 10만 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1월말 9만 3000원에 비해 17% 가량 오른 셈이다.
특히 세법개정으로 금융종합소득 과세 대상이 기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확대됨에 따라 생명보험사의 비과세 상품 판매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금융종합소득 과세 대상 확대로 인해 절세 가능 상품인 즉시연금의 가입자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 이러한 상품은 생명보험사에서만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실적에 매우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태민 아이엠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세제개편안 후폭풍으로 즉시연금에 대한 판매가 급증했다"며 "특히 경쟁사 대비 삼성생명의 증가 폭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삼성생명이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부유층 수요자의 절세 상품에 대한 니즈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앞으로 세제혜택이 축소된 일시납보다 월납의 연금과 저축성 보험으로 부유층의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브랜드파워가 강하고 자본적정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삼성생명으로 신계약이 집중, 시장점유율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월납 형태의 신계약의 경우, 일시납 상품 대비 마진이 높아 기업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
또한 오는 4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새로운 공시이율 산출체계 역시 삼성생명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새로운 공시이율 산출체계 적용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제시하는 공시이율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으나, 이 같은 공시이율 인하 폭은 삼성생명보다 중하위 보험사들에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
이는 높은 공시이율을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해 왔던 중소형 보험사의 재량범위를 축소시키며 향후 영업 및 실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병건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생명은) 보장성 보험을 판매하는 경우에도 상속설계 등과 관련된 사망보장의 비중이 높아 고객의 금리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며 "최근 현상은 결국 삼성생명 등 대형사의 영업경쟁력 강화와 중위권사의 경쟁력 약화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 외에도 "대선 전후 민영건강보험 시장 위축 우려가 있었으나 현재로서는 기우라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며 "수익성 위주의 탁월한 영업구조를 바탕으로 한 삼성생명의 강세 지속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를 감안한 올해 실적 역시 지난해에 비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동부증권은 삼성생명의 올해 영업이익(IFRS연결기준)이 1조 171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영업익 추정치보다 50% 가량 급증한 수준.
아이엠투자증권 역시 삼성생명의 올해 영업이익(IFRS별도)이 687억원으로 전년대비 21% 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기대와 함께 목표주가 상향도 이어지고 있다. 동부증권은 이날 삼성생명의 목표주가를 기존 11만 7500원에서 13만 5000원으로 올렸다. 지난 17일에는 아이엠투자증권이 목표주가 11만 3000원을 제시하며 신규 커버리지에 편입했으며, 15일에는 하나대투증권이 12만 7000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