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기자] 대우그룹이 해체된지 13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대우의 명성은 여전히 재계에 남아있다. 오히려 재계 곳곳에서 뛰어난 업무능력과 실력을 앞세워 맹활약하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999년 대우그룹의 산산조각으로 재계 곳곳으로 퍼져 나갔던 대우 출신들이 화려한 부활을 하고 있다. 주요그룹의 홍보임원에 대우출신들을 발탁, 임원으로 포진시킨 사례가 늘고 있다. 이번의 경우 1964년생과 1965년생 비슷한 나이의 대우출신 임원승진이 두드러졌다.
올해는 SK그룹과 효성그룹에서 눈에 띈다. SK그룹의 핵심계열사인 SK텔레콤은 최근 인사에서 대우출신의 고창국 팀장(부장급)을 상무로 승진, 발령냈다. 보직은 SK텔레콤 홍보담당 임원 겸 홍보팀장이다. 고 상무는 90년대 초 대우그룹 비서실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고 상무는 조직 내 친화력은 물론이고 윗사람과 아랫사람과 관계도 뛰어나 모두 좋아하는 성격"이라며 "업무 역시 고 상무 스스로 솔선수범하는 스타일이라 조직 내 평가도 좋다"고 말했다.
이번에 효성그룹 홍보임원으로 승진한 이정원 상무도 대우출신이다. 이 상무는 1991년 대우건설로 입사했다. 이 상무 역시 20여년 이상을 홍보업무를 맡으며 해당분야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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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대우출신 팬택 양율모 상무 백기승 전 대우그룹 이사 김종도 한진해운 전무 효성그룹 이정원 상무이다. |
이들 세 사람은 대우 입사시기와 나이도 비슷해 지금도 꾸준히 연락하며 친분을 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이창원 상무도 대우 태생이다. 이들 세 사람 보다는 대우 선배이다. 이 상무는 지난 2001년 롯데로 옮기며 진가를 발휘했다. 현재 롯데그룹 홍보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한진해운 김종도 전무도 정통 대우맨이다. 대우그룹과 GM대우에서 30여년간 대우의 얼굴로 활약했다. 김 전무는 지난 1981년 대우조선으로 입사한 뒤 대우자동차와 GM대우에서 홍보 업무를 진두지휘했다. '국내 최장수 홍보맨'이란 수식어가 붙는 김 전무는 은퇴 후 지난 2010년부터 한진해운에서 대언론을 맡고 있다.
박근혜 당선인의 대언론 관계를 담당했던 백기승 전 대우그룹 홍보이사도 눈에 띈다. 백 전 이사는 지난 2007년 박 당선인의 국민희망캠프 홍보기획단 단장으로 전격 합류하며 인연을 맺었다.
이처럼 과거의 대우출신이 홍보맨으로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대우그룹은 지난 1999년 해체 이전까지 재계 서열 2위까지 올랐던 곳이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김우중 전 회장의 경영방침에 따라 우수한 인재가 몰렸다. 그룹이 쪼개진 뒤에도 재계에서 실력과 능력을 인정 받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 때 대우그룹은 국내에서 최고의 인재가 몰릴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그룹 가운데 하나였다"며 "역량있고 우수한 인재를 블랙홀 처럼 흡수했던 대우그룹이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조차 상실했으나 다시 인정받고 있는 듯 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