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도피, 일본당국 회의론 겹치면 엔 약세 종료될 수도
[뉴스핌=이은지 기자] 이번 주 엔화가 가파른 반등세를 보인 데 대해 일시적 반등이냐, 다가올 엔화 강세의 시작이냐를 두고 시장 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 총선결과의 불확실성으로 야기된 가파른 엔화 반등세가 투자자들에 대한 '주의 환기(wakeup call)'이자 아베노믹스의 뜻하지 않은 암초로 작용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는 상황.
전날 이탈리아 총선 결과가 알려지자 투자자들이 엔화로 급격히 도피를 시도한 것을 두고 불확실성이 증가할수록 엔화의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이 부각된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사건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바체타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에드 폰지 이사는 26일 CNBC 방송의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자연재해 발생 경우를 제외하면 지난 4~5년간 엔화 환율이 이렇게 급격하게 오른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달러/엔 일봉 |
특히 유로/엔은 이탈리아 선거 결과가 알려지고 단 6시간 만에 5%나 급락해 월간 저점인 118.84까지 내려앉았다.
달러는 엔화 대비 33개월래 최고치인 94.77엔에서 90.85엔까지 하락했다.
이는 11월 엔화가 하락세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큰 폭으로 반등한 것이다.
폰지 이사는 "갑자기 아베노믹스나 누가 차기 일본은행(BOJ) 총재가 될 것인지와 같은 문제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이 된 것처럼 여겨졌다"고 말했다. 주초의 엔화 반등세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엔화의 가파른 하락세가 끝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유로/엔 일봉 |
같은날 로이터통신은 일본 정부와 BOJ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웨스팩 뱅크의 로버트 레니 환율 전략가는 최근 엔화 반등세에 대해 아베노믹스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레니 전략가는 BOJ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대차대조표 확대 속도를 맞추기 위해서도 올해 자산매입 규모를 현재의 3배 이상인 36조엔 규모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매입자산의 만기를 연장하거나 월간 자산매입 규모를 확대하는 것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는데, 그는 "BOJ가 이러한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의구심을 표시했다.
다이와 SB 투자의 소이치로 몬지 수석 전략가도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보다 적극적인 통화 완화책을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환상으로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