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탈리아의 정치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진정되면서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반등했다. 이탈리아의 중장기 국채 발행에 탄탄한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시장 불안감이 상당 부분 희석됐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되면서 엔화가 내림세를 나타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0.57% 오른 1.3136달러에 거래됐고, 유로/엔은 0.78% 상승한 121.08엔을 나타냈다.
달러/엔은 0.24% 오른 92.20엔을 기록, 엔화가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탈리아는 65억유로 규모의 중장기 국채를 발행했다. 40억유로 규모의 10년물 국채 발행 금리가 4.83%로 전월 4.17%에서 상당폭 상승했다. 하지만 총선 결과가 발표된 직후 기록한 10년물 국채 수익률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탈리아는 또 5년 만기 국채를 3.59%에 25억유로 규모로 발행했다. 이 역시 전월 2.94%에서 상승한 수치다.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했지만 국채 발행 결과는 일단 합격점이라고 시장 전문가는 평가했다. 시장 전문가의 예상보다 낮은 수준인 데다 특히 선거 결과에 따른 정치 리스크를 감안할 때 성공적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게인 캐피탈의 에릭 빌로리아 외환 전략가는 “이탈리아 국채 발행에 대해 시장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며 “이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은 외환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이탈리아 국채 발행 결과에 따른 시장의 안도가 추세적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판단이다.
CIBC의 제러미 스트레크 외환 전략가는 “이탈리아의 성공적인 국채 발행 결과는 일시적으로 시장의 숨통을 터 준 것일 뿐”이라며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날 버냉키 의장은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에 출석해 전날과 마찬가지로 비둘기 파에 치우친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양적완화(QE)에 따른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제한적이며, 장기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적어도 3년 이내에 실업률이 6% 선까지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을 적극 옹호하는 의미로 시장은 풀이했다.
한편 이날 멕시코 페소화는 중앙은행이 금리인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친 데 따라 3일만에 상승했다. 페소화는 달러화에 대해 0.62%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