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1조달러에 달하는 학자금 대출의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 금융위기를 초래할 뇌관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월가가 고위험 베팅에 나섰다.
대출 금융회사가 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을 겨냥, 학자금 대출 채권을 증권화 한 금융상품을 내놓자 투자자금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학자금 대출 업체인 SLM은 지난주 11억달러 규모의 관련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증권을 매각했다. 투자 수요는 판매 금액의 15배에 달했다.
사모 주식 발행으로 잘 알려진 뉴욕의 트레이딩 업체 세컨드마켓 홀딩스는 월요일은 대출 업체가 학자금 대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을 투자자들에게 직접 매각할 수 있도록 다른 금융거래를 하지 않기로 했다.
세컨드마켓의 배리 실버트 최고경영자는 “학자금 대출과 관련된 증권화 상품 시장이 뜨겁게 열기를 더하고 있다”며 “거의 전적으로 투자 수요가 이끄는 시장”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연체율이다. 제 때 대출 원리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아 대출 채권이 부실화되고 있어 관련 증권화 상품 역시 상당히 리스크가 높다는 얘기다.
뉴욕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90일 이상 연체가 31%에 달했다. 이는 2008년 4분기 24%에서 가파르게 상승한 수치다. 더구나 이 수치는 재학중인 학생과 원리금 상환 유예기간이 끝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한 것이어서 연체율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대출 부실이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수익률에 혈안이 된 투자자들이 고위험 베팅을 일삼는 것으로 보인다.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데다 대부분의 학자금 대출이 연방 정부의 보증을 받지 못하는 것이어서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시장 전문가는 경고하고 있다.
손버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제프리 클린젤로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수익률 확보를 최우선시하는 투자자들이 커다란 리스크를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들어 2월 말까지 발행된 학자금 대출 담보 증권은 56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