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 연방대법원이 1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장한 일부 대통령 면책 특권을 인정했다. 이날 판결로 대선 전 2020년 미국 대선 결과 불복과 2021년 1·6 의회 난입 선동 혐의에 대한 재판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에 해당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결정을 환영했다.
보수 우위의 연방대법원은 이날 6대 3으로 이 사건의 판단을 하급심에 보내기로 했다. 이번 판결문 작성을 맡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권력이 분립된 우리의 헌법 구조상 대통령의 권한은 전 대통령이 임기 중 범죄 기소로부터 일부 면책 특권을 요구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핵심 헌법 권한을 존중하기 위해 이 같은 면책 특권은 절대적이어야 한다"면서 "공적 행위에 대해서는 그는 면책권을 갖는다"고 판단했다.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위가 공적인지 아닌지에 대한 평가는 하급심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대법원은 2020년 대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무부 관료들과 논의 내용 및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을 인정하지 않도록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을 압박한 혐의, 가짜 선거인단 조직 혐의, 2021년 1월 6일 의회 난입 선동 혐의와 같은 4가지 행위를 분석했다.
1일(현지시간) 반 트럼프 시위대가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미국 대법원 밖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7.02 mj72284@newspim.com |
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이후 법무부 관료들과 이를 논의한 점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면책 특권을 갖는다고 판단했지만, 나머지 3건에 대한 판단은 하급법원에 맡기기로 했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소수 의견을 내고 "다수의 판단은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다'는 우리 헌법의 정부 시스템의 원칙과 기초를 조롱하는 것"이라면서 "대통령의 과감하고 주저하지 않는 행동의 필요성에 대한 오도된 지혜에 더 의존함으로써 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그가 요구한 것 이상의 면책 특권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된 모든 혐의가 자신이 재임 중에 발생했기 때문에 자신이 면책 특권을 갖는다고 주장해 왔다.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다'는 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반대해 왔다.
이날 판결 오는 11월 5일 대선 전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판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얼마나 재판이 지연될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대선 전 재판 전망은 더욱 멀어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그는 법무부에 모든 기소를 취하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법대의 릭 하센 법학 교수는 "대법원은 대통령이 면책특권의 범위를 크게 우선시하는 방식으로 면책 특권에 대한 경계에 매우 세밀한 기준을 제시했다"면서 "이는 분명히 이 사건이 선거 이후로 넘어가도록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대법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그는 소셜미디어(SNS) 포스팅을 통해 "우리의 헌법과 민주주의를 위한 커다란 승리"라면서 "미국인이어서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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