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 이미 급감…’뱅크런’ 불안감
[뉴스핌=권지언 기자] 지난주 대선 이후 속도를 내고 있는 키프로스 구제금융 협상 과정에서 유럽 재무장관들이 예금자에 대한 채권 '헤어컷(가치 평가절하)' 가능성을 시사해 대량예금인출사태(뱅크런)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된 모습이다.
구제금융 조건으로 제시된 '헤어컷'은 작년 초 그리스 채권자들에게도 적용된 방법으로, 당시 주변국 국채시장 불안을 야기하는 등 유로존 부채 위기 장기화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키프로스의 경우 헤어컷을 우려한 예금자들이 이미 키프로스 은행에서 발을 빼고 있어서 뱅크런 우려도 더해진 상황이다.
4일(현지시각) 유로그룹 신임 의장인 예룬 데이셀블룸 네덜란드 재무장관은 유럽 재무장관들과의 회동을 마친 뒤 키프로스 예금자들의 '헤어컷'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데이셀블룸 의장은 “(키프로스 구제금융) 관련 의문들은 3월 말 다뤄질 것”이라면서 “일단은 거기까지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마이클 새리스 키프로스 재무장관은 은행 예금자에 대한 '헤어컷' 아이디어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새리스 장관은 “어떠한 예금에 대해서도 '헤어컷' 방안을 고려할 수 없다”면서 “이는 시장이 초래한 유로존 사고가 아닌 스스로 초래한 재앙이 될 것이며, 키프로스 뿐만 아니라 유로존 또는 그 이상까지도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키프로스 예금이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지난 1월 키프로스 은행 예금은 684억 유로로 직전월인 12월의 702억 유로에서 감소했다.
지난해 초 국채 '헤어컷' 사태를 겪었던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헤어컷으로 인한) 유럽 내 위기 도미노 확산을 원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며 우려감을 표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