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업체, 삼성·LG 부품의존도 90% 이상..경쟁 제한 우려
[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디지털TV용 SoC칩 시장에서 세계 2위 대만업체인 미디어텍아이엔씨가 세계 1위 대만업체인 엠스타 세미컨덕터를 인수한 건에 대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며 시정조치를 부과키로 했다.
DTV용 SoC칩은 방송신호를 수신해서 영상·음성처리 등을 수행하고 TV화면에 출력하는 기능을 하는 반도체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시장점유율 57.2%로 1위 사업자가 되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두 회사에 대한 부품의존도는 90% 이상이라 가격인상 등 상당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18일 공정위에 따르면 미디어텍은 지난해 8월 엠스타의 주식 48.0%를 취득하고 합병계약을 체결한 후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들 회사는 DTV용 SoC칩을 설계·판매하고 생산은 위탁생산전문업체에 위탁하는 팹리스(Fabless) 반도체 기업이다.
공정위는 국내 TV제조사업자는 대부분 합병 당사회사로부터 DTV용 SoC칩을 구매하고 있어 두 회사의 결합으로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될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결합 후 가격인상 가능성이 높고 각종 하자보증 거부, 서비스부품의 공급 거절, 기존 공급 부품에 대한 공급 중단 등 수요사업자의 손해발생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에 따라 기존에 공급하던 DTV용 SoC칩의 제품 가격 인상금지, 신제품 출시 후 3분기가 도래하는 시점에 칩 가격을 신제품의 가격이 6달러 이하이었던 경우에는 6달러 이하 제품의‘10~‘12년 평균인하율 만큼, 6달러 이상이었던 경우에는 6달러 이상 제품의‘10~‘12년 평균인하율 만큼을 인하해 구매 종료시까지 유지토록 했다.
또 부당하게 DTV용 SoC의 공급을 거절하는 행위 금지, 가격·기술지원의 내용, 각종 하자보증 등에 관한 사항 등을 포함한 서면계약 체결 의무를 부과했다.
공정위 신영호 기업결합과장은 "결합 후 세계 DTV용 SoC칩 시장에서 유효경쟁이 사실상 소멸돼 가격인상 등을 통한 시장지배력 남용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돼 이같은 시정조치를 부과키로 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