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종(芒種)은 6월 6일 경이다. 망(芒)은 ‘까끄라기’를 뜻한다. 즉 볍씨와 같이 까끄라기가 있는 씨앗을 뿌리는 계절이라는 뜻이다. 모내기를 마치고 보리 수확이 완성되는 시기이다. 음력 5월 5일 단오(端午)가 망종을 지나 통상 오게 된다. 단오 날은 술과 떡을 빚어 먹으며, 창포에 머리 감고, 그네 뛰고, 씨름하며 놀았다.
이는 힘든 농사일에 몸이 상할 것을 우려하여 만들어 낸 선조들의 지혜 놀이 문화인 것이다. 하지(夏至)는 6월 21일 경이다. 낮의 길이가 일 년 중 가장 길다. 즉 양의 기운이 가장 강한 시기라는 뜻이다. 이 양의 기운이 하지를 정점으로 쌓이고 쌓여 삼복(三伏) 더위를 만든다.
사월(巳月)은 입하부터 망종까지로, 양력 5월이 주로 해당된다.
소서(小暑)는 7월 7일 경이다. 서(暑)는 ‘무덥다’는 뜻이다. 더운 날씨와 함께 장마가 시작됨을 의미한다. 무더위 상징 날인 초복(初伏)이 소서 일주일 전후하여 통상 온다. 대서(大暑)는 7월 23일 경이다. 대서가 중복(中伏) 시기와 비슷해서 폭염이 심한 시기이면서도 장마로 인해 많은 비를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소서 및 대서를 기점으로 생기는 장마 보다는 게릴라성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가 더 많다. 자연인 절기에서도 제행무상(諸行無常 :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것은 없다는 뜻의 불교 교리)을 본다.
오월(午月)은 망종부터 소서까지로, 양력 6월이 주로 해당된다.
입추(立秋)는 8월 6일 경이다. 가을로 들어선다는 의미다. 여름의 기운이 절정에 가까운 상태로 남아 있어 피부로 가을의 서늘함을 느끼기에는 미흡하다. 그러나 새벽이 되면 이슬이 내리고 귀뚜라미가 울기 시작하는 등 가을 기운은 보이지 않게 슬며시 와 있다.
처서(處暑)는 8월 23일 경이다. 처(處)에는 ‘쉬다’는 뜻이 있고, 서(暑)는 무덥다는 의미다. 즉 더위가 쉰다는 의미다. ‘처서가 되면 모기 입도 삐뚤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더위가 물러가기 시작한다. 모든 식물의 생장이 처서를 기점으로 멈춘다. 이때가 되면 햇볕은 뜨겁지만 그늘은 시원함을 피부로 느낀다.
미월(未月)은 소서부터 입추까지로, 양력 7월이 주로 해당된다.
백로(白露)는 9월 9일 경이다. 맑은 이슬이 내린다는 뜻이다. 밤이 되면 기온이 내려가고 풀벌레들의 마지막 생명 소리가 요란하다. 식물들은 머금은 자양분을 축적하기 시작한다. 백로가 되면 겨울철새 기러기가 날아오고, 봄 철새 제비는 날아간다. 추분(秋分)은 9월 23일 경이다. 또다시 밤과 낮의 길이가 같다. 양의 기운이 절정을 찍고 음의 기운으로 커지기 시작한다. 추분이 지나면서 곡식을 거두기 시작한다. 땅위의 물기가 마르고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이 몸에 난 구멍을 막는 등 동면 준비를 시작하는 시기이다.
신월(申月)은 입추부터 백로까지로 양력 8월이 주로 해당된다.
한로(寒露)는 10월 8일 경이다. 한(寒)은 차갑다는 뜻이고 로(露)는 이슬이다. 즉 이슬이 찬 공기를 만나 서리가 되고,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다. 한로를 전후하여 전북 부안 미당 서정주의 생가를 찾으면 몇 백 만 송이의 국화꽃을 볼 수 있다. ‘노오란 네 꽃을 피우기 위해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겐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라는 ‘국화 옆에서’란 시가 저절로 생각나는 때가 바로 이 때이다.
상강(霜降)은 10월 23일 경이다. 상(霜)은 ‘서리’다. 강(降)은 ‘내리다’다. 즉 서리가 내리는 계절이라는 뜻이다. 상강이 되면 초목이 누렇게 변한다. 골프장의 러프도 힘이 빠져 채가 잘 빠져 나온다. 골프 마니아들은 이 시기가 되면 그 해 최저타 기록을 종종 내기도 한다. 결실의 계절인 까닭이다.
유월(酉月)은 백로부터 한로까지로, 양력 9월이 주로 해당된다.
입동(立冬)은 11월 7일 경이다. 겨울로 들어선다는 의미다. 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물이 언다. 일기예보에서 설악산 대청봉의 눈 소식과 전방 고지의 얼음 소식이 이때를 기점으로 들리기 시작한다. 소설(小雪)은 11월 23일 경이다. 눈이 자주 내린다는 의미가 있다. 대설(大雪)은 12월 7일 경이다. 많은 눈이 내린다는 뜻이 있다. 동지(冬至)는 12월 22일 경이다. 일 년 중 밤의 길이가 가장 길다. 음의 기운이 절정에 이른 후 양의 기운으로 넘어가는 시기이다.
주역에서는 음의 기운은 다하고 양의 기운이 커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동지를 새해 첫날로 친다. 소한(小寒)은 1월 5일 경이다. 겨울의 추운 기운이 절정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대한(大寒)은 1월 20일 경이다. 겨울 추위를 마감한다는 의미가 있다.
술월(戌月)은 한로부터 입동까지이고 양력 10월이다. 해월(亥月)은 입동부터 대설까지로 양력 11월이다. 자월(子月)은 입동부터 소한까지로, 양력 12월이다. 축월(丑月)은 소한부터 입춘까지로 양력 1월이다.
*가을
‘바람난 사주 이야기’는 음양, 오행이 전부이다. 음양과 오행이 어떤 모습으로 ‘고립, 발달, 과다’ 되었는지를 살펴보아 그 특징을 분석해 낸다. 고립은 특정 오행이 상극관계의 오행 등으로부터 둘러 싸여 있는 경우다. 발달은 사주의 여덟 개 글자 중 특정 오행이 3개~4개 정도 분포돼 있는 경우다.
과다는 특정 오행이 다섯 개 이상 존재하는 경우를 말한다. 고립되면 고립된 오행과 관련한 단점이 많이 나타난다. 발달하면 발달된 오행과 관련한 장점들이 무리 없이 펼쳐진다. 과다하면 모험, 확장 욕심, 독립 지향 등 무리수가 나타날 수 있다.
*겨울
사주와 민속신앙과는 무관하다. 이사 할 때 따지는 ‘손 없는 날’ 또는 ‘대장군 방’, 아이를 점지해 준다는 ‘삼신 할매’, ‘삼합대길’ 결혼 풍습, ‘아홉 수’와 결혼 금기 등 음양오행 사상에 기반을 둔 민속신앙과는 관계가 없다. 이에 대해서는 큰 장이 끝날 때 마다 별도의 지면을 할애해 설명해 나갈 예정이다.
*그리고 또 봄
사주만 분석해서는 그 사람의 삶 전체를 알 수 없다. 태어난 가정환경, 교육의 정도 등에 따라 같은 사주라도 얼마든지 삶이 바뀔 수 있다. 복잡하고 오묘한 인생살이 전체를 어떻게 여덟 글자만을 갖고 풀 수가 있겠는가?
부모로부터 태어나기 전의 인생, 살아가면서 나타날 예정된 구체적 사건, 죽음 이후의 세계 등은 절대자 또는 신묘한 영적(靈的) 능력을 갖지 못한 범부들은 알 수가 없는 영역이다. 그러나 분명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사주는 ‘그 사람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문’이라는 것이다.
*여름
사주는 아무리 강의 자료를 잘 만들어도 직접 전문가로부터 교육받지 않는 한 발전에 한계가 있다. 쉽게 말해 독학의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아무리 이론에 밝아도 5000명 정도의 사주를 직접 풀어 봐야 비로소 사주가 보인다. 사주는 상담이다. 턱 고이고 앉아 ‘맞추나 못 맞추나 하며 째려보지 말아야’ 한다. 함께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고 대화하면서 사주를 풀어야 제대로 풀 수 있다는 점을 선명하게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