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원자재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짐 로저스가 북한 금화와 은화를 사들이고 있다. 북한이 붕괴하면 북한 동전의 가격이 치솟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2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짐 로저스 로저스 홀딩스 회장이 이번 주말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국제동전전시회에서 북한 동전을 사들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1970년대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 펀드를 설립한 로저스가 지난해에도 이 전시회에 나온 북한 금화를 모두 사들였다고 지적했다. 로저스는 2007년부터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다.
로저스 회장은 "북한이 다시 전시회에 온다면 그때와 똑같이 할 것"이라며 "동전과 우표가 내가 북한에 투자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북한 동전에 대한 투자가 북한이 붕괴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견해다.
그는 "언젠가 북한이 국가로서 존재하지 않게 되면 동전들의 가치는 치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1987년 이후 금화를 정기적으로 주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 주화들이 국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북한에 대한 무역 제재로 미국인들은 북한과 귀금속 거래를 할 수 없지만 전시회 관계자는 지난해 금화를 판매했던 평양의 부강 동전회사가 사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국제동전전시회는 전 세계의 중개상이 모여드는 아시아 지역 주요 행사 중 하나로 부강 동전회사는 올해도 이 행사에 판매부스를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로저스 회장의 이와 같은 관심에도 다른 투자자들의 반응은 미적지근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하는 금 중개업체 6곳은 북한 동전을 사거나 팔아본 적이 없고 고객들로부터 요청을 받은 적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타벡스 그룹의 토마스 파벨슨은 "북한 금화를 수집가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팔긴 하지만 수요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온라인 귀금속 중개업체인 아프멕스에서도 판매 중인 북한 동전은 없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이베이에서는 1988년과 2002년 주조된 1온스짜리 북한 금화가 각각 2790달러에 매물로 나왔는데 이는 온스당 1594.80을 기록한 목요일 종가에 비해 높은 가격이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