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기적 낙폭과대 대형주로 자금이동
[뉴스핌=홍승훈 기자] 작년말 이후 꾸준히 오르기만 하던 코스닥이 최근 슬금슬금 빠지더니 급기야 3% 이상 폭락하며 530선이 무너졌다. 외국인과 기관이 700억원에 달하는 투매에 가까운 매도물량을 쏟아내자 수급이 깨졌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18.73포인트(3.42%) 급락한 528.78로 마감했다. 지난해 6월 4.51% 낙폭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지정학적 리스크 등 최근 부상했던 국내외 악재 속에서 일각에선 코스닥 상승 추세가 무너진 게 아니냐는 성급한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특별한 문제나 이벤트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간 과열됐던 부분에 대한 해소구간에 진입했다고 풀이했다. 연초이후 2%(약 100포인트) 가량 떨어진 코스피 대비 코스닥은 10%(약 50포인트) 이상 급등한 상황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에서다.
시총상위 50개 종목 중 4~5개를 제외한 대부분 종목이 많게는 10% 가까이 급락했지만 버블 해소구간이라는 분석이다.
김정우 쿼드투자자문 대표는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와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강해 지수간 괴리도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나온 자연스런 조정"이라며 "큰 문제나 이벤트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해석했다.
최웅필 KB자산운용 주식운용1팀장은 "단기 과열됐던 시총상위 바이오주들을 중심으로 낙폭이 컸는데 이는 밸류에이션 부담 때문"이라며 "버블 해소 차원에서 자연스러운 조정은 필요했던 시기"라고 설명했다.
전일 코스닥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코스피의 낙폭과대 종목으로 쏠렸다. 지난 한주동안 100포인트 가량 급락한 코스피 대형주들이 싸보이는 구간에 들어서면서 코스닥 이탈자금이 조선 화학주로 매수세가 몰린 것.
하지만 코스닥의 추세상승 여력이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의 코스닥 개별주 랠리는 과거처럼 사상누각으로 올라온 것이 아니다"며 "갤럭시S 테마 등 나름 의미있는 재료들로 상승해왔다는 점에서 극단적으로 시장이 등을 돌릴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해왔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코스닥보다는 코스피, 중소형주 보다는 상대 낙폭이 컸던 대형주로 자금이동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는 현대차 등 코스피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코스닥 중소형주에 비해 긍정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이사는 "북한 이슈와 여타 대내외 이슈가 겹치며 시장이 다시 박스권으로 주저앉는 모습"이라며 "북한 이슈와 함께 한은과 정부의 적극적인 통화정책(금리인하)와 재정정책(추경규모) 등이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반등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