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이강규 기자] 이번주 증시는 '눈치보기 장세'를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화부양 축소 가능성과 관련해 투자자들이 지표흐름에 한 쪽 눈을, 이에 따른 연방준비제도의 입장 변화에 다른 한 쪽 눈을 맞추면서 시장은 최악의 경우 옆걸음질, 기껏해야 소폭 전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벤 버냉키 연준의장은 22일 의회 증언을 마친 후 의원들과 가진 질의응답에서 "경제 회복이 전진 모멘텀을 유지할 것으로 나타나면 향후 몇 차례 모임 중 채권매입 속도를 줄이자는 결정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공개된 연준 정책회의 의사록도 "일부 정책위원들이 6월 모임에서 대형 자산 매입 축소 결정에 개방적이었으나 이같은 움직임을 시작하기에 충분한 조건에 관해서는 계속 의견 불일치를 보였다"고 전했다.
증시의 장기 상승기조를 뒷받침해온 월 850억 달러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이 예상보다 일찍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감에 지난주 시장은 출렁댔고, 3대 주요지수는 4월 중순이래 처음으로 주간단위 하락을 기록했다.
그러나 미 의회 양원 합동 경제위원회에서 행한 사전 준비된 증언에서 버냉키는 "경기부양 노력을 축소하기 전에 연준은 경제의 추가 개선 신호를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 직후 주요 지수들은 1% 안팎의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따라서 시장은 버냉키의 의회 증언과 질의응답에서 나온 발언 가운데 어느쪽으로 무게 추가 쏠리느냐에 따라 좁은 테두리 안에서 오락가락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무게추를 움직이는 역할은 거시지표들이 담당하게 된다. 이로 인해 메모리얼데이를 맞아 거래일이 하루 단축된 이번주 거시지표들에는 프리미엄이 붙게 된다.
가장 눈여겨 보아야 할 지표는 금요일에 나오는 소비자 지출 보고서다. 경제의 건전성과 연준이 언제 통화부양 축소를 시작할 것인지에 관한 단서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단연 관심을 모으는 지표다.
전문가들은 4월 소비자지출이 유틸리티에 대한 빈약한 수요로 0.1% 오르는데 그쳤을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조정을 거친 지출은 증가했을 것으로 관측한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척도인 소비자 근원물가지수가 목표선인 2% 아래로 추가 하락했음을 보여줄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부문에서는 화요일 S&P 케이스-실러 지표가 나오고 목요일에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2차 잠정치가 예정되어 있다.
3월 주택가격은 전년동기비 10.2% 상승, 1분기 GDP는 1차 예비치와 마찬가지로 2.5% 성장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연준이 언제 통화부양의 개스페달에서 발을 떼기 시작하느냐에 관한 추측은 이번주에도 시장 움직임에 계속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투자자들은 연준 정책위원들의 '입'을 주시하고 있다. 수요일에는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은행총재와 산드라 피아날토 클리블랜드 연은총재, 토요일에는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네아폴리스 연은총재의 연설이 각각 예정되어 있다.
이 가운데 로젠그렌은 지속적인 통화부양을, 피아날토는 채권매입 축소를 촉구한 바 있다. 코처라코타는 추가 수용을 지지한다.
[뉴스핌 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