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우스 뷰 따라 고객도 갈릴 전망
[뉴스핌=이영기 기자] 금을 살까? 아니면 팔까? 이는 투자목적에 따라 의사결정이 달라진다.
분산투자를 위해서라면 매입해서 계속 보유하는 것이 좋고, 수익성을 좇는다면 그간 많이 오른 후 내려가고 있기 때문에 보다 더 좋은 상품으로 갈아타기 위해 팔 수 있다.
금투자를 놓고 금융기관별로 추천하는 목적도 다르고 시기도 다르다. 소위 '하우스 뷰(House View)'라는 것이 이제는 재테크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향후에는 이 하우스 뷰에 따라 재테크 고객들의 거래 금융기관도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금은 수익성 측면에서 더 이상 좋은 투자대상이 아니다. 대신 주식지수에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했다.
신한PWM여의도의 김동한 센터장은 "미국의 다우지수가 고점을 형성하는 가운데 일본 아베노믹스 등 중장기적으로 경기회복의 기미가 보이고 있어 그간 가격이 올랐던 금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며 "수익성 측면에서 금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이어 "올 연말까지는 코스피 지수가 1950~2200까지 갈 것"이라며 "최근 금에 투자한 한 고객은 금을 처분하고 주식 위주로 자산을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금이 단기보다는 장기투자 대상인 만큼, 적어도 향후 1년 이상의 시계에서 이런 판단을 한 것이다.
반면, KB국민은행 WM사업부의 이승희 투자전략팀장은 금은 변치않는 투자대상이라는 시각이다.
신한PWM이 금을 투자수익성 측면에서 본 것과는 달리 KB는 금을 수익성 측면에서는 투자추천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
이 팀장은 "KB는 금을 수익성 측면에서는 권유하지 않고 있다"면서 "철저하게 포트폴리오의 분산투자측면에서만 접근한다"고 말했다.
장기 인플레이션 헤지와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타 금융자산과 상관관계가 낮다는 점에 금투자를 고려한다는 것이다.
같은 투자대상인 금에 대해 이렇게 금융기관별로 접근하는 방식, 소위 하우스 뷰에서 차이가 나는 것.
재테크 분야에서도 이런 하우스 뷰가 생기기 시작한 것으로 향후에는 이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재테크 고객들이 자신의 취향과 잘 맞는 하우스 뷰를 따라갈 것이고, 이 결과 고객들의 거래 금융기관도 이 하우스 뷰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 시중은행의 WM/PB담당 부행장은 "금융기관별로 투자상품에서 차별화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기관별로 고객에게 접근하는 철학 즉 하우스 뷰로 차별화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PB든 WM이든 고객들이 자신의 취향과 비슷한 하우스 뷰를 찾게되고 결국 하우스뷰에 따라 거래 금융기관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값은 지난 2011년 9월 온스당 1900달러를 정점으로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29일 기준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의 8월물 금선물가격은 온스당 1391달러에서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평균 1670달러에 비해 17%나 하락한 수준이다.
향후 금값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엇갈린다. 달러 강세 흐름에 지금보다 더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결국은 오를 것이라는 입장이 맞서 있는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