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정책자들의 시장 달래기에 나선 가운데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하락했다.
연준 내부에서 국채 수익률 급등을 포함한 금융시장 혼란을 진정시키기 위한 발언이 이어진 한편 경제 펀더멘털이 자산 매입을 축소할 만큼 강하지 못하다는 진단이 나왔지만 달러화 상승을 크게 꺾어놓지는 못했다.
다만,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한풀 꺾이면서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엔화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0.62% 오른 98.33엔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22% 상승한 1.3041달러를 기록,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소폭 하락했다.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하락했다. 유로/엔은 0.86% 오른 128.26엔에 거래됐다. 달러 인덱스는 0.03% 소폭 하락한 82.92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윌리엄 더들리 총재는 금융시장이 연준의 움직임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인상까지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고, 자산 매입 축소는 단기 금리 향방과 높은 상관관계를 갖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또 경제지표가 연준의 예상만큼 개선되지 않을 경우 자산 매입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더들리 총재는 강조했다.
이어 제롬 파월 이사는 최근 국채 수익률 상승 추이는 연준의 정책 향방으로 정당화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애틀란타 연준은행의 데니스 록하트 총재 역시 단기 금리 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심리를 진정시키는 데 힘을 실었다.
웨스턴 유니온의 조 마님보 시장 애널리스트는 “연준 정책자들의 발언은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일정 부분 회복시켰고, 이 때문에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들리 총재가 언급한 것과 같이 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가 투자자들의 생각만큼 급격하게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고무적이었다. 고용지표와 주택지표 등 연준이 주목하는 지표가 회복 신호를 보냈지만 연준 정책자들의 발언이 QE 축소 우려를 차단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9000건 감소한 34만6000건을 기록, 감소세로 돌아섰다. 5월 소비자 지출은 0.3% 증가해 전월 0.3% 줄어든 데서 개선됐고, 잠정주택 판매가 6.7% 급증하며 6년 6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1.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채프델라인 FX의 더글러스 보스위크 매니징 디렉터는 “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가 시장의 예상처럼 눈 앞에 닥친 문제가 아니다”라며 “더들리 총재의 발언도 이 부분을 분명히 하려는 데 목적을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달 들어 상품통화의 약세 흐름이 두드러졌다. 호주 달러화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3.1% 내렸고, 아프리카 랜드화 역시 4.9%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