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창조금융·소비자보호 본격 드라이브
[뉴스핌=김연순 기자] 지난 7월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KB국민은행장 취임과 함께 6대 금융지주 인선이 모두 마무리되면서 금융지주사와 은행권 새판짜기가 끝났다.
올해 4월 홍택기 KDB산은금융지주 회장 선임으로 시작된 금융권 세대교체는 6월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우리금융지주 이순우 회장이 각각 취임하면서 본격화됐고 논란 끝에 7월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선임되면서 일단락됐다.
홍택기 회장에 이어 임종룡 회장과 임영록 회장이 지주회장으로 선임되면서 관치 금융 논란이 금융권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하지만 신임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체제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각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실적악화에 따른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금융권에서 창조금융과 소비자보호 등의 정책기조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창조경제를 지원할 창조금융을 정책 1순위로 삼고 있는 만큼 현 정부의 숨은 실세와 외부인사가 들어간 산은·KB·농협금융지주 뿐 아니라,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창조금융의 핵심인 중소기업 금융지원 등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창조금융과 소비자보호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은행들은 소비자보호본부를 별도로 설치하고 금융소비자의 날을 신설하는 등 소비자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6일 조직개편을 통해 소비자보호 본부를 신설하고 신보금 여성 본부장을 임명했다. 소비자보호본부 산하에는 기존 '소비자보호센터'와 이번에 새로 만든 'CS 추진실'을 둬 역량을 강화했다.
국민은행도 2월 KB금융소비자보호헌장 선포식을 갖고, 매달 21일을 KB금융소비자의 날로 지정했다. 또 전국에 33개 '금융고충상담센터'를 열어,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고금리 또는 다중채무 부채로 고충을 겪고 있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금융 지원 및 부담 완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금융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참 금융 추진팀'이라는 상설팀을 구성했다. 전행적인 '참 금융' 문화 확산과 과제 발굴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참 금융 실천 광장'까지 개설했다.
하나은행은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고객 참여제도인 '하나솔로몬' 모임을 만들었다. 하나솔로몬은 고객의 지혜와 소비자의 경험을 모은다는 의미로 실제 소비자의 이용경험 등을 상품과 제도 개선 등에 반영할 계획이다.
농협은행도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해 기존 고객만족부의 기능을 확대한 소비자보호부를 신설하고 담당 부행장을 소비자권익보호 최고책임자로 지정해 소비자 보호업무를 담당하게 했다
아울러 은행들은 새 정부 들어 금융권 화두로 떠오른 창조금융과 관련해 외부전문가 채용을 늘리는 등 창조금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크라우드펀드, 지적재산권펀드 등의 도입을 통해 기술력을 갖고 있으나 상업적 검증이 안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업가들이 소액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을 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맞춰 은행들은 최근 지식재산권(IP)담보 대출과 관련한 기술평가 전문 인력의 은행 채용을 늘리는 한편 관계기관과의 협약 체결을 통해 중소기업 대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먼저 신한은행은 이달 기술평가 전담부서인 '산업기술평가팀'을 신설하고 10명의 이공계 출신 직원과 1명의 외부 전문 인력을 채용해 팀을 구성할 예정이다.
또 국민은행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와 창조금융 지원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중소기업적합업종특별여신이나 연구개발우수기업대출 등을 통해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고 있다.
산업은행 역시 지난 7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과 '기술금융 활성화로 창조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무협약을 통해 기술금융을 통한 우수기술·지식재산권 보유기업의 맞춤형 지원으로 창조생태계 조성에 재단과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정부 정책을 뒷바침할 조직을 새로 구성하는 등 소비자보호와 창조금융 활성화에 두 팔을 걷어부쳤다"면서 "새로 진용을 갖춘 6대 금융지주 체제에서 창조금융은 본격적인 정책 드라이브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