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정책변화 따른 신흥국 영향 고려해야"
[뉴스핌=김동호 기자] 위기에 처한 인도의 새 구원투수로 등판한 라구람 라잔 인도 중앙은행 총재(사진)가 미국 연방준비제도 및 선진국 중앙은행들을 향한 돌직구를 던졌다.
선진국의 정책 변화는 신흥국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에 대한 연준 및 중앙은행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연차 총회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한 라잔 총재는 지난 12일 미 연준과 주요국들의 중앙은행은 선진국의 정책변화가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그 여파를 완화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라잔 총재는 특히 글로벌 수요가 보다 강화되기를 원한다면, 이 같은 필요성에서 대한 고려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일 이를 외면할 경우 세계 경제에 새로운 위기의 씨앗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라잔 총재는 "경기 부양을 위해 수년 간 전세계에 유동성 홍수를 일으킨 선진국들이 자신들의 정책으로 인한 신흥국의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다면 이는 새로운 위기의 씨앗을 뿌리는 것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라잔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벤 버냉키 연준의장이 지난 5월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이후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에서 글로벌 투자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주가급락과 통화가치 하락 등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것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잔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자본이 들어오고 나갈때는 변동성을 초래하는데, 우리는 이 비용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MF 최연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한 바 있는 라잔 총재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나기 3년 전인 2005년 잭슨홀 미팅에서 다가올 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이름을 알렸다. MIT 박사이기도 한 그는 시카고대학 교수를 역임했으며 인도 재무부 자문관도 맡았다.
라잔 총재는 또한 지난 1월 뉴델리에서 열린 G-20 회의에서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의 종료가 신흥국에 제기할 위험을 직시해야 한다고 경고했지만 당시 참석한 선진국 대표들은 이를 무시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