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매력 언제까지 지속될까가 중요
[뉴스핌=이에라, 백현지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가 계속되고 있다. 매수 강도가 약해질 것이다, 살만큼 샀다는 전망을 무안하게 할 정도로 사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이날까지 32거래일 연속해서 '바이(buy) 코리아'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8월 13일부터 유입된 외인 매수규모는 약 12조원에 달했다.
이같은 외국인 매수 행진은 지난 1998년 1월 말부터 3월까지 이어진 34일 연속 매수 이후의 최장 기록이다. 이 당시 국내 증시는 외환위기 쇼크로 인해 코스피(당시 종합주가지수)가 400선 밑으로 떨어진 때였다. 헐값 정도로 싼 국내 주식을 주워담는 시절이었다.
올해 국내 증시는 1997~1998년과 많이 다르다. 지수 수준이 2000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남동준 삼성자산운용 상무는 "한국 증시는 올해 상반기까지 이머징 국가 가운데 상대적으로 억눌려있었다"며 "현재 복구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전무는 "(외국인들은) 한국시장이 신흥국 중에서도 경기회복 기대감, 미국 양적완화 축소 부작용을 커버할 수 있는 안정성, 밸류에이션 3가지 관점에서 매수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한국시장의 매력도는 올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 증시는 내년과 내후년까지 다른 이머징국가 대비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외국인의 매수 여력이 얼마 남아있냐보다 한국시장의 매력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 8일 발표한 IMF의 세계경제전망(WEO)에 따르면 2014년 세계경제성장률은 기존 3.8%에서 3.6%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국 성장 전망도 3.9%에서 3.7%로 조정됐다.
2013~2014년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 [자료=IMF, 현대증권] |
하향 조정에도 세계 경제 회복에 발맞춰 한국 경제도 선진국형의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세계 최대 인덱스펀드인 뱅가드가 한국 시장을 신흥국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재분류하며 한국 시장이 선진시장으로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국내증시는 이머징마켓의 장점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글로벌 펀드들이 벤치마크로 많이 사용하는 MSCI는 한국 증시를 신흥시장으로 분류하는 반면 FTSE는 선진시장에 편입시켰다.
실제로 한국시장과 자주 비교되는 브릭스 대비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대두에도 한국시장이 신흥국 내에서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전무는 "외국인들은 신흥국 내 믿을 만한 국가가 한국 밖에 없다는 판단과 거시적 관점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갖고 있는 것"이라며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 시가총액이 412조원인걸 고려해 봐도 알수 있듯이 현재 외국인들의 국내 시장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향후 외국인 매수세에 의한 추가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외국인들에게도 코스피지수 2000선 돌파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얘기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외인 매수세를 봤을 때 (브릭스 등 신흥국가 위험도가 높아지며)이머징 마켓 내에서 포트폴리오 재조정이라는 게 설득력이 있다"며 "향후 외국인들은 코스피지수가 떨어지지 않게 유지해주는 역할을 하지만 추가적 상승을 이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