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대형주 위주로 사고…기관, 코스닥 팔고
[뉴스핌=백현지 기자] 코스피지수가 2050선을 넘어서는 등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반면 코스닥지수는 두달째 520대 좁은 박스권에 갇혔다.
외국인이 코스피의 시가총액 상위주 위주로 37거래일 연속 '바이(BUY) 코리아'를 이어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국내 주식형펀드를 운용하는 기관투자가들은 환매 압력이 지속되자 오히려 코스닥 종목을 손절매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대형주 장세가 계속될 것이므로 코스닥 및 중소형주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최근 석달새 15.2% 상승한 반면 코스닥은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코스피는 박스권 상단인 2050선을 돌파하며 연내 사상 최고치인 2200선까지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코스닥은 쏠림으로 피해까지 입고 있다.
총 12조원이 넘는 외국인 자금이 한국 시장으로 들어왔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는 지난 17일까지 4조6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이처럼 국내 기관이 환매에 대응하기 위해 코스닥 로스컷(손절매)에 나서며 코스닥 지수를 짓누르고 것.
한 증권사 관계자는 "특히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기관에서 나온 물량은 투매 수준"이라며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는데 추가적으로 상승 가능성이 높은 대형주를 정리할 수 없을테니 중소형주를 정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부터 창조경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 5월 코스닥은 580선을 넘어선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종목 사이즈별 수익률 [자료=에프앤가이드] |
한 펀드매니저는 "최근 대형주의 강세가 나타나긴 했지만 아직 중소형주 대비 눌려있던 부분을 회복하는 정도로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며 "펀드 환매압력이 계속적으로 들어오니 팔긴 팔아야하는 데 추가 상승이 가능한 대형주를 팔 수 없으니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코스닥종목을 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펀드매니저는 "셀트리온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하락해 코스닥 지수자체가 눌려보일 뿐 사실 개별종목들로만 분석했을 때 실적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올라온 종목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진 36거래일간 외국인들이 총 3조360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하지만 지난 6월 외국계 리포트에서 촉발된 삼성전자 폭락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한 모습이다.
5월 말 종가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154만4000원이었지만 18일 종가기준 147만2000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실적에도 아직 하락폭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모습이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센터장은 "외국인들이 매수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스닥까지 관심이 내려가기는 쉽지 않다"며 "오히려 대형주 상승이 멈출 때 투자 대안을 찾으며 코스닥 지수가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지금 추세로 봤을 때 다음달 중순까지는 대형주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