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순옥 "MB정부 보여주기식 경영결과는 부실 그 자체"
[뉴스핌=홍승훈 기자] 이명박정부 시절 해외 자원개발에 투자된 19조원 가운데 12조원이 석유공사에만 투입됐고, 이 중 대부분이 부실화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순옥 의원(민주당)은 이날 석유공사 국정감사를 앞두고 "지난 MB정부에서 해외자원외교라는 이름하에 19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는데 이 중 석유공사에만 12조원이 투자됐다"고 지적했다.
전순옥 의원실에서 석유공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간 해외자원개발을 위한 투자가 MB정부 기간에 집중됐는데, 2008년 3월 미국 Ankor사의 자산 매입을 위한 8억9800만불(한화 약 1조원)을 시작으로 2012년 5월 5억불(한화 약 5500억 규모)의 미국 EL Paso 자산 매입까지 3년 10개월 간 총 114억6000만불(한화 약 12조원) 규모의 투자가 집행됐다.<그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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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2008~2012년 석유공사 해외투자 현황> |
이는 6개월마다 1조5000억 규모의 자산인수 사업을 진행한 셈이다. 일반적인 기업에서 4년 동안 6개월마다 1조원 이상의 인수사업을 진행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매머드급 규모다.
특히, 2009년 12월 3조 7000억에 인수한 캐나다 하베스트는 인수과정과 인수 후 자산재평가에 따른 손실만 8000억원에 이르는 등 성급한 투자에 의한 부실이 곧바로 확인됐다는 게 전 의원측 설명이다.
캐나다 하베스트의 사례 뿐만 아니라 2009년 2월 6억4600만불(한화 약 7000억)에 인수한 페루의 사비아페루는 인수계약서 작성 일주일 만에 각종 의혹과 페루 정부의 세무조사를 받았고 석유처분권은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7500만불 규모의 배상금 지불에 대한 소송이 진행 중이다.
또 2009년 12월 카자흐스탄 숨베 광구를 3억6100만불(한화 약 4000억)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뇌물수수로 석유공사 직원이 구속되는 등 석유공사의 해외투자 사업에 상당한 부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전순옥 의원은 "캐나다 하베스트 한 경우에만 8200억에 달하는 누적손실이 발생했는데, 자산재평가 과정에서 상각된 규모를 합하면 1조 6000억인데 매입가격의 1/3이 넘는다"며 "일부 재무적 이익이 발생하는 곳이 있지만 실제 국내 도입물량은 전무하고 전체적으로는 절대적인 손실규모가 커지고 있다. MB정부가 기획하고 석유공사가 앞장선 10여건의 12조원에 달하는 커다란 부실덩어리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따졌다.
이런 부실은 지난 2008년 6월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석유공사 대형화 방안을 발표했을 때부터 예견됐다고 전 의원은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투자한다고 했던 자금의 대부분을 차입으로 조달하면서 석유공사가 인수한 12조원에 달하는 자산만큼 부채규모가 늘었다"며 "통상적으로 수익성 자산 형태의 부채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석유공사의 대형화 방안 추진 이후 인수한 자산들은 성과는 부실하고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 금융성 부채만큼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석유공사 대형화를 추진할 당시 사장은 외부영입인물로 석유공사의 공적 미션과 책임보다는 MB에게 보여주기 위한 무분별한 투자 후에 외부 평가가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임기 전에 떠나버렸다"고 꼬집으면서 "MB정부가 자원외교와 공기업 선진화라는 껍데기를 씌우고 공기업을 앞세워 빚덩이를 키우고 공기업 부실의 뿌리를 심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