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현대차 브랜드 인지도 강화 주문
[뉴스핌=김기락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연말 선보일 제네시스 후속 모델에 대해 “유럽 명차와 견줘도 전혀 손색없다”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24일(현지시각) 독일 오펜바흐에 위치한 현대차 유럽총괄법인을 방문해 유럽 자동차 시장 및 현대차 판매현황 등 업무보고를 받은 뒤 판매 전략을 집중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그 동안 위기 상황에 철저히 대응함으로써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유럽 현지 임직원들을 치하하는 한편, 앞으로의 위기 상황에도 선제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정 회장은 “앞으로 출시될 제네시스 후속 모델은 유럽 소비자들에게도 선보이게 될 것”이라며 “제네시스 후속 모델은 우리의 모든 기술을 집약해 만든 최첨단 럭셔리 세단으로, 유럽의 명차들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차”라고 소개했다.
이어 “제네시스 후속 모델을 앞세워 유럽 소비자들에게 현대차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유럽에서 일류 브랜드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현대차의 대형 세단으로는 처음으로 유럽시장에 내 놓는 만큼 성공적으로 유럽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라”고 지시했다.
정 회장이 제네시스 후속 모델의 성공적인 론칭을 강조한 것은 제네시스가 현대차의 브랜드 인지도를 한 단계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특히 제네시스 1세대 모델이 미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둠으로써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위상을 한층 높였던 경험을, 유럽 시장에서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 출시 첫해인 2008년, 6개월여 만에 6000대가 넘게 판매된 데 이어 한국 자동차로는 최초로 2009년 1월 북미 올해의 차(Car of the Year)에 선정됐다.
또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에서 2009년 1만3604대, 2010년 1만6448대 등 꾸준히 판매를 늘려가며 지금까지 누적 판매 총 9만3631대를 기록, 미국 진출 5년여 만에 10만대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제네시스의 미국 시장 성공은 현대차의 판매 및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외에도 현대차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임으로써, 이후 출시된 에쿠스가 미국 시장에서 안착하는 데 큰 보탬이 됐다는 평가다.
특히 에쿠스는 지난 8월, 출시 이래 최대인 435대가 판매되며 미국 프리미엄 럭셔리 세단 시장에서 점유율 9.7%를 달성하기도 했다.
다만 차량 구입에 있어서 만큼은 보수적 성향을 띄는 유럽 소비자들의 취향 그리고 쟁쟁한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럭셔리 세단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은 제네시스가 유럽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유럽 내 상위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각종 시설을 확충했다.
이달 초 현대차 유럽총괄법인 사옥을 기존 2만1600㎡에서 3만3800㎡로 이전보다 50% 확장해 현대차 유럽 공략에 한층 힘을 실어줬다. 지난달에는 독일 뉘르브르크링 서킷과 바로 연결이 가능한 ‘유럽 테스트센터’를 완공하고 본격적인 신차 연구개발에 돌입했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만 해도 현대·기아차의 유럽 시장점유율은 3.4%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 현대·기아차는 선제적 위기 대응과 현지 전략차종 판매 확대를 통해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이 지역 산업수요가 14.9%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52.1%의 기록적인 성장세를 나타내는 등 위기를 기회로 활용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시장점유율 역시 지난해 말 기준 6.1%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9월까지 이보다 0.2%p 더 높은 6.3%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러한 성장세를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 앞으로도 ▲브랜드 인지도 향상 지속 추진, ▲신형 제네시스 등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현지 생산을 통한 현지 전략형 모델 판매 강화, ▲대형 우수 딜러망 확충 등을 통해 유럽 내 핵심 자동차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한편, 정 회장은 현대·기아차 유럽총괄법인 점검에 앞서 23일(현지시각) 독일 뤼셀스하임에 위치한 유럽기술연구소를 찾아 연구개발 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연구원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유럽 소비자들은 무엇보다도 감성 품질을 중시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이곳 소비자들의 취향이 적극 반영된 신차를 개발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독려했다.
또 “전 세계 R&D 네트워크 간 긴밀한 소통을 통해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연구개발 성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