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신용위기로 은행의 대출태도 강화될 것
[뉴스핌=김선엽 기자] 부채비율이 높은 일부 대기업이 올 3분기 이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경기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STX와 동양사태를 거치면서 대기업의 신용위험이 최근 부각됐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중소기업 대출과 달리 신용대출의 비중이 크게 높아 은행의 대출태도가 강화될 것으로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한은이 31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대기업(이하 '부채과다기업')의 유동성 상황을 보면, 2013년 상반기 중 부채과다기업 중 적자기업 비중이 절반이 넘는 55%로, 상당수 부채과다기업의 수익성이 부진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과다기업의 차입구조를 보면, 차입금 가운데 잔존만기 1년 미만인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매우 높은 수준이며 차입금 중 절반 이상의 만기가 1년 이내에 도래하는 기업이 65%에 달했다.
보고서는 "부채과다기업의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이 2013년 6월 말 현재 88%로, 여타 대기업(139%)에 비해 낮은 데다 가용할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자산 포함) 규모도 단기성 차입금 대비 32%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우량 기업의 회사채 발행 여건이 악화되고 국내은행들이 2013년 3분기 이후 대기업 대출태도를 강화하고 있어 비우량 대기업이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기업대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신용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우량등급대출 비중이 10%포인트(2008년 3월: 8.0% → 2013년 6월:16.6%) 가까이 상승하고 있는 데다 대기업대출에서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 6월말 현재 78.3%에 달하고 있는 점 등도 추후 신용위험을 추가적으로 부각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번 조사는 1700여개 기업을 샘플링해 조사한 것으로 그 중 대기업은 1000여개다.
한은 관계자는 "대기업에 대한 불안심리가 작용함에 따라 은행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기업 대출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STX와 동양상태도 당연히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 중 부채과다기업의 비중은 18.8%이지만 샘플링한 숫자이기 때문에 정확한 기업의 수는 알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