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전세계 슈퍼 부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현금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포함해 글로벌 주요 증시가 고공행진하고 있고, 채권시장 역시 활황이지만 지극히 보수적인 행보를 취하는 것으로 드러나 관심을 끌고 있다.
(출처:AP/뉴시스) |
6일(현지시간) 씨티 프라이빗 뱅크가 전세계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포트폴리오 내 현금 자산 비중이 39%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이른바 패밀리 오피스를 통해 대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최상위 부유층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앞으로 주식시장이 향후 1년간 최소한 10%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낙관적인 전망과 달리 주식 비중은 25%에 그쳤다. 이밖에 채권 비중이 17%를 차지했고, 부동산과 상품을 포함한 대체투자 자산이 19%로 나타났다.
고액 자산가들의 높은 현금 비중과 상대적으로 저조한 주식 비중은 소위 ‘개미’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주식 매입에 나서는 움직임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시장 리서치 업체 트림탭스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형 뮤추얼 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규모가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이후 최대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씨티 프라이빗 뱅크의 스티븐 와이팅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전세계 최고 부자들조차 2008년 금융위기로 초래됐던 패닉장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의 기억 때문에 강세론자이지만 실제 투자 행보는 지극히 보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자산가들은 연 8%의 장기 투자수익률을 기대하고 있지만 현 상태의 포트폴리오로는 연 4%의 수익률을 올리는 데 그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뉴욕증시의 고평가 논란에도 월가의 투자가들은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이 2007년 고점에 비해 30% 높은 수준이지만 주가는 당시 고점 대비 10% 웃도는 데 그치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와이팅 전략가는 향후 주가 상승 추이가 과거 5년간에 비해 저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이 올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는 데다 주가 밸류에이션이 공격적인 매수에 나설 정도로 크게 저평가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