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건물 매각할 때 입주조건 붙어..공실 확대에 직접 입주 늘듯
[뉴스핌=이동훈 기자] 건설사들이 임대를 목적으로 대형 오피스빌딩을 지었다가 장기간 공실 사태가 빚어져 직접 입주하는 일이 늘고 있다.
또한 지분 및 건물을 매각할 때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대부분 장기간 임차한다는 조건을 달고 있어 이같은 현상이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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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오피스 빌딩의 공실이 늘면서 시공사가 직접 입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여의도 일대 오피스빌딩 모습 |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지난 1일 자사가 직접 시공한 서울 용산 ‘아스테리움 서울’ 오피스빌딩에 입주했다.
이 회사는 칸서스자산운용에 건물(3600억원)을 매각하면서 오피스빌딩 전체의 30%를 임차한다는 조건을 수용했다.
이 건물에는 동부그룹 계열사 중 동부건설, 동부엔지니어링, 동부익스프렉스, 동부발전 등 1000여명의 직원이 입주했다.
GS건설은 내년 초 서울역 ‘GS 역전타워’를 떠나 종로구 청진동 ‘그랑 서울’에 새둥지를 튼다.
GS건설은 이 오피스빌딩 2개동(1조2000억원 규모)을 국민연금에 매각했다. 계약조건은 1개동 전부와 나머지 동 중 일부를 사옥으로 사용하고 잔여 오피스는 임대를 책임지는 조건이다.
내년 1월 준공해 같은 해 4월 입주를 마무리한다. 사옥으로 활용하는 오피스빌딩은 최소 30년을 임대로 사용한다.
여기엔 본사 직원 6000여명과 강남 역삼동 GS타워에서 근무하던 플랜트 사업본부 직원 2000여명이 함께 입주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청진동 오피스빌딩은 유동성 개선을 위해 매각했으며 이를 통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이 1조원가량 줄었다”며 “경기 상황이 좋아지면 국민연금으로부터 재매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도 시공한 광화문D타워에 입주할 가능성이 있다. 내년 말 준공을 앞두고 있지만 마땅한 입주 기업을 찾지 못했다. 부지 소유는 대림산업의 별도 법인과 일부 재무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다.
준공 이후에도 공실이 이어질 경우 직접 입주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포스코건설의 송도 사옥도 상황이 비슷하다. 쌍둥이 빌딩으로 건물의 절반 정도 사무실이 공실로 남아 있으나 마땅한 임대 기업을 찾지 못하자 그룹 계열사인 포스코엔지니어링을 끌어 들였다. 내년까지 입주를 완료할 예정이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오피스빌딩은 층별 또는 전체 임대 방식을 취하고 있어 일반 건물보다 공실률이 높다”며 “부동산 경기가 크게 위축된 데다 신축의 경우 비싼 임대료에 공실률이 높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시공사가 직접 입주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