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대립과 높아진 주가는 기업 투자에 '걸림돌'
[뉴스핌=우동환 기자] 그동안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지급에 주력했던 미국 기업들이 내년부터는 다시 설비투자에 매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각) 찰스 슈왑의 오마르 아귈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슈왑 임팩트 2013 컨퍼런스'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부터는 미국 기업들이 지출의 고삐를 죄는 것을 중단하고 다시 성장을 도모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귈라 CIO는 "기업들이 다시 공격적으로 설비투자에 나서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는 자연스러운 순환국면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는 투자자들은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보인 기업들에 주목했지만 이런 흐름은 내년이면 바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기업들은 쌓아놓은 현금을 주로 자사주 매입과 배당에 활용했다면 앞으로는 고용과 설비확충에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미국 증시가 강세장에 진입한 이후 기업들은 약 1조 달러 이상의 현금을 자사주 매입에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덕분에 S&P500 지수는 무려 160%가량 상승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 2분기 동안 기업들은 15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배당금 지급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설비투자와 고용은 둔화됐다. 미국 실업률이 10% 수준에서 7.3%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이는 구직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아귈라 CIO는 투자자들이 기업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매출 역시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앞으로는 기업에게 성장 방안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역풍은 성장 동력의 부재"라면서 "기업 매출이 증가하지 않으면 주식 시장의 성장세도 유지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한편, 아귈라 CIO는 미국 정계의 대립과 주식시장의 랠리로 많이 오른 밸류에이션이 기업들의 투자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