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GM이 2016년부터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하기로 하면서 한국지엠 노동조합은 대안 마련 등 강수를 두고 나섰다. 그동안 한국지엠이 유럽에 쉐보레 자동차를 수출해왔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은 유럽 쉐보레 15개 법인을 운영해왔으나 쉐보레 시장 점유율 약 1%로 부진하다는 게 철수 배경이다. 유럽 철수에 따라 한국지엠은 연간 23% 생산량이 줄어들게 된다.
노조는 9일 성명서를 통해 이 같이 밝히고, 고용안정 실현을 위한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한국지엠 이사회 결정 이전에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노조와 충분한 협의가 선행됐어야 함에도 회사는 일방적으로 결정사항을 노조에 통보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어 “노조와 1만5000여 조합원을 기만하는 행위임을 분명히 규탄한다”며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쉐보레 유럽 철수에 앞서 GM의 후속조치가 전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신시장 개척 방안 등 부재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노조는 “매번 GM은 회사 공장운영에 관한 결정을 할 때 한국지엠은 글로벌 비즈니스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사업장으로 남을 거라고 하면서 후속조치는 전혀 없었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계획이나 다양한 시설투자계획 확정 등이 논의가 없었다는 중요한 사실은 조합원으로부터 의구심을 갖기 충분했다”면서 “쉐보레 유럽 법인의 투자비용을 한국지엠에 투입한다든지 신시장 개척 방안 등이 전혀 없었다는 데 통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에 따르면 유럽 시장의 마케팅 비용은 국내 마케팅 비용의 3배에 달한다. 때문에 유럽 쉐보레 마케팅 비용(연간 2600억원) 만큼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해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쉐보레 유럽 철수에 따른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물량 확보를 위한 고용안정 실현을 위해서다.
이를 위해 노조는 “산업은행 이사회, 정·재계 관계자 접촉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정책을 수립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노조가 한국지엠 보다 GM과 직접 협의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는 게 관련 업계 중론이다.
한국지엠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쉐보레 유럽 철수가 실적 악화로 인한 것인지 재무·회계 자료를 요청하고, 검토에 들어갔다.
일각에선 GM이 한국지엠 생산 물량을 점차 줄이면서 한국 철수 수순에 본격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노조 정종환 지부장은 최근 팀 리 GM 글로벌 총괄부사장과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과 만나 생산 물량 투입에 대해 주문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